제20대 총선 충북8개 선거구 총점검 (1)청주상당구
정·한 치열한 싸움 예고···한범덕 반사이익 누릴까

잠잠하던 정치1번지 상당구가 ‘한대수 변수’로 갑자기 흥미진진해졌다. 정우택(63) 새누리당 의원과 한범덕(63) 더민주당 후보의 구도가 깨지면서 삼자구도가 됐다. 새누리당 후보로는 현역인 정 의원이 유일했고 더민주당에서는 권정율 예비후보가 나섰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한대수(71) 후보는 서원구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상당구로 옮겼다.

상당구는 홍재형 전 더민주당 의원이 내리 3선을 하는 동안 더민주당의 텃밭이었다. 홍 의원은 지난 16~18대 의원을 역임했다. 이후 정우택 의원이 19대 총선에서 홍 의원과 맞붙어 당선되면서 새누리당 깃발을 꽂았다.
 

정 의원과 한범덕 후보의 맞대결은 여러 면에서 화제가 된다. 두 사람은 2006년 충북도지사 선거에서 처음 맞붙었다. 당시 정 의원은 59.66%, 한 후보는 30.63% 득표로 큰 차이가 났다. 2010년 도지사선거에서 정 의원은 이시종 더민주당 후보에게 패했고, 한 후보는 청주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된다. 이들은 다시 10년만에 만났다. 두 사람은 행정고시 동기다. 고시에 합격한 뒤 둘 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친구가 됐으나 선거에서 번번이 붙는 바람에 지금은 가장 치열한 경쟁 관계가 됐다.
 

부산에서 출생한 정 의원은 15, 16, 19대 의원을 지냈다. 부친이 충북 진천 출신. 정 의원은 중앙부처에서 고위공직자를 지내다 충북으로 내려와 진친·음성·괴산·증평에서 15~16대 총선에 출마했다. 반면 충북 청주가 고향인 한 후보는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9일 ‘2016 총선네트워크’는 정우택 의원을 부적격 후보로 발표했다. 이들은 “정 의원은 측근비리와 채용 청탁비리에 연루된 게 문제됐다. 정 의원의 비서관인 모 씨는 본인 아버지가 지은 농산물을 정 의원 상임위 소속 피감기관과 평소 친분이 있는 지인들에게 판매했다. 그리고 정 의원은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청탁 비리에 연관돼 언론에 보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의원은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아무런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한범덕 후보 측은 정 의원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 의원이 ‘우리동네 수퍼맨’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건 반면 한 후보는 ‘깨끗한 힘’이라는 구호를 걸었다.
 

한편 한대수 후보는 “상당구는 나의 정치적 고향이다. 10여년간 상당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무소속이라 어려움이 있겠지만 현재 양당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줘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무소속이 오히려 신선한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한대수 후보는 제16대와 제18대 총선 때 상당구에서 출마해 두 번 모두 홍재형 의원에게 패했다.

상당구에서 출마한 세 후보는 국회의원 총선과 도지사·청주시장 선거를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국회의원과 도지사·시장을 역임했다. 때문에 모두 인지도 면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다만 정 후보 독주체제였던 여당이 둘로 쪼개져 표를 갈라먹게 됐다. 정 의원으로서는 뜻밖의 암초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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