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찬회 비용 4000여만원, 특강 빼면 관광···시기도 하필 왜 지금?

▲ 청주시의회는 의원행동강령조례 제정을 위한 간담회(사진)를 갖고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의원들에 관련된 각종 의혹으로 바람잘 날 없다. 최근에는 제주도로 비싼 연찬회를 가서 비판을 받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있고 최근 일부 의원들의 비리의혹으로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요즘, 청주시의회가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명목상은 연찬회인데 일정을 들여다보면 여행에 가깝다.

시의회는 지난 11일 제1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폐회 후 ‘청주시의회 의원행동강령 조례 제정에 따른 의원 실천 결의문’을 낭독하고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문 내용은 ‘청주시민의 대표인 청주시의회 의원으로서 맡은 바 직무를 청렴하고 공정하게 수행해 건전한 지방의회 풍토 조성을 선도하고 신뢰받는 시의회 상을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한쪽 손을 들고 결의문을 낭독하며 1970~1980년대식 모습을 연출하게 된 배경은 최근들어 잇달아 터진 의원들의 이권개입 및 갑질 의혹과 뺑소니 사고 때문. 하지만 뭔가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시의회는 15~17일 2박3일간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제주도로 연찬회를 간 것은 벌써 몇 번째다.
 

일정표를 보니 거의 관광으로 채워져 있다. 첫째 날 안성호 충북대교수가 120분간 특강하는 것 외에 눈에 띄는 게 없다. 저녁마다 위원회별 분임토의 시간을 넣었으나 형식적인 일정이라는 게 의원들 말이다. 일정 중 제주삼다수공장 견학내용이 들어있지만 이것이 시의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아하다.

 

이 여행에는 시의회 사무국장과 사무국 직원, 각 전문위원실 관계자들까지 동행해 이래저래 예산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시의원 38명과 직원들까지 전체 인원이 50여명이나 되고, 예산도 4000여 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총선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연찬회를 가는 것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그러자 시의원들이 이 후보, 저 후보 눈치보기 싫고 선거운동원 노릇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김병국 의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 의원은 전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후보가 복수로 나온 경우 지방의원들은 어느 한 후보에게 올인할 수 없다고 한다. 모 의원은 “이 후보와 저 후보에게 왔다갔다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눈치봐가며 하느라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이 시기에 많은 예산을 써가며 제주도까지 가는 것은 비판 받을만 하다는 게 중론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연찬회 시기가 좋지 않다는 말들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왕 갈거면 전국구 강사를 초청해 의정활동에 도움되는 공부를 하자는 얘기들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강사인 안성호 교수는 지난 대선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 조직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새누리당과 관련이 깊어 불만있는 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현재까지 청주에서 활동하는 정치평론가·언론인 등을 연찬회 강사로 초청했으나 의정활동에 크게 도움되는 강의는 없었다는 게 많은 의원들의 말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연찬회 내용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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