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시장 출마 사전포석 여론 분분···본인은 “더 욕심없어” 부인
낭성면에 대규모 실내·외 게이트볼장 신축중···알고보니 의장 공약사업

얼마전부터 김병국 청주시의장의 차기 청주시장 출마설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김 의장의 선심성 행정과 과도한 행사 참석이 시장 출마를 위한 사전준비라는 것이다.

 

▲ 김병국 시의장

김 의장이 시장 출마를 꿈꾼 것은 이승훈 시장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진 것과 관련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선거캠프 홍보대행을 맡았던 기획사 대표로부터 선거용역비 7500만원을 면제받는 방법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으며 검찰에 불려다녔다. 이 사건은 한 동안 지역사회를 흔들 정도로 시끄러웠고, 이 시장은 결국 지난 2월 29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민선6기 들어 두 사람은 시장과 시의장으로 한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 의장은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청주시에 일이 생길 때마다 시장 방패막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CI개정과 상당구 상수도 단수사태 때 집행부 편을 들어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사이가 벌어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김 의장은 “집행부를 견제할 건 견제하고 잘하는 건 칭찬하고 있다. 사이가 벌어질 일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으나 전과 같지 않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 김 의장의 선심성 행정으로 인식될 만한 것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김 의장의 지역구인 청주시 낭성면 호정리에는 7억2000여만원을 들여 실내 게이트볼장과 사무실, 화장실, 주차장 등이 들어섰다. 준공은 4월. 대지면적 2950㎡에 건축면적 523㎡의 철골구조물인데 다른 지역과 달리 널찍하고 최신식 시설을 자랑한다. 낭성면은 인구 3000명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500명 선에 불과해 과연 이런 시설이 필요할지 의문이 든다.
 

시 관계자는 “부지매입비 1억9000만원, 건축비 5억2000만원과 기타비용 해서 7억2000여만원이 들었다. 실내 게이트볼장을 먼저 신축하고 나머지 부지에 야외 게이트볼장과 주차장 등을 설치할 것이다. 몇 군데 읍·면을 빼고는 실내와 실외 게이트볼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의원들은 몇 차례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해 9월 18일 열린 예결위에서 이재길 의원(더민주·복대1,2동)은 “예산도 부족한데 많은 돈을 들여 게이트볼장을 짓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가 균형발전차원에서 낭성면에 전천후 게이트볼장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하자 이 의원은 갑자기 균형을 맞추게 된 것이 이상하다며 많은 예산을 들여 무리하게 짓는 것은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또 같은 해 9월 15일 복지교육위원회에서 서지한 의원(더민주·가경,강서1동)은 낭성면에 이미 게이트볼장이 있는데 왜 신축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시 관계자는 “도로확장 계획이 있어 편입된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신설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부득이 한 것 치고는 너무 호화롭다는 게 의원들 말이다. 모 의원은 “다른 지역이 여관급이라면 낭성 게이트볼장은 호텔급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비가림시설을 해달라고 해도 예산이 없다고 하는데 낭성면은 의장 지역구라 그런지 많은 예산을 들여 지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 청주시 낭성면 호정리에 신축중인 낭성 실내 게이트볼장. 이 건물 옆으로 실외 게이트볼장과 주차장도 들어선다.

또 김 의장은 취임 후 행정사무감사 유공 공무원 표창을 시작했다. 의회 위상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시작했으나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유공자들에게는 해외연수까지 보내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실시했는데 지난해는 동남아, 올해는 미국여행을 보냈다. 수상자 18명에게 들어가는 예산은 3000만원.
 

한편 김 의장은 “나는 더 이상 욕심이 없다. 시장 출마 안한다. 낭성 게이트볼장은 가장 열악한 지역인 낭성면 균형발전 차원에서 짓는 것이다. 다른 지역은 체육관이나 수영장이 있지만 낭성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유공 공무원 표창은 시의회 예산으로 해외 연수를 보내는 것인데 해외연수는 자주 갈수록 좋다. 배우는 게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균형발전 차원이라면 낭성면 발전을 위한 보다 실질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게이트볼장 건립은 김 의장의 공약사업이다. 또 유공 공무원 표창은 전 청원군의회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이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정은 거의 관광으로 채워져 연수라고 볼 수 없다. 이 때문에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병국 의장, 동네 윷놀이대회까지 참석
경로당 준공식·복지대학 수료식도 챙겨···동료의원들 ‘월권 불만 토로

 

김병국 시의장은 요즘 하루 평균 2~3건의 행사에 참석한다. 총선 60일전이라 지자체 행사가 줄어서 그렇지 평소 때는 더 많다는 게 관계자 말이다. 시의장은 대개 청주시단위 주최 행사와 지역구 행사에 참석한다. 김 의장의 지역구는 낭성·미원·가덕·남일·문의면.

그런데 얼마전부터 해당 지역구 의원이 가면 될 만한 행사까지 김 의장이 다니고 있어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모 의원은 “의장이 작은 행사까지 참석하고 있다는 소문이 많다. 지역구 행사까지 의장이 가는 건 월권이다. 의장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행사까지 챙긴단 말인가. 그래서 지역구 의원들은 아무리 가도 빛이 나지 않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김 의장은 지난 2월에 여러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다른 건 갈 만 하다 치고 24일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청주시 서원구지부 정기총회, 22일 분평동 정월대보름 직능단체협의회 윷놀이대회, 16일 재정경제위 시설관리공단 방문 동행은 굳이 갔어야 했느냐는 시각들이 많다.

 

외식업중앙회 충북지회 서원구지부 정기총회는 시단위가 아닌 구(區) 행사였다. 게다가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정기총회였기 때문에 의장이 반드시 가야 할 행사는 아니었다. 또 분평동 윷놀이대회는 분평동 시의원이 참석하면 되고, 재정경제위 시설관리공단 방문은 그 상임위끼리 가면 되는 행사였다.
 

그리고 1월 22일 옥산면 오산1리 경로당 준공식, 13일 오송읍 봉산3리 경로당 준공식, 8일에 흥덕청원 노인회 신년 교례회와 지난해 12월 31일 내수읍 마산2리 도시가스 설치준공 기념식, 10일 청주상당 노인복지관 예술제 및 청록복지대학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동네 경로당 준공식이나 구(區) 단위 복지관 행사까지 참석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장, 지방의원들은 당선되고 나면 바로 다음 날부터 재선을 위해 행사장 다니며 얼굴 알리는 게 관행이 됐다. 하지만 주민들은 가능한한 행사참석을 줄이고 맡은 일을 제대로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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