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충북 일부 선거구의 이합집산이 현실화하면서 각 지역구 예비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거구 재획정이 불가피한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과 남부3군 선거구 편입이 유력한 괴산군, 괴산군을 포함했던 중부 4군(진천·음성·괴산·증평) 총선 주자들은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23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20대 국회 선거구 획정기준 합의서에 서명했다.

20대 국회의 의원 정수를 300명(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확정하면서 청주 지역 의석수는 모두 살아남게 됐다.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기준일인 지난해 10월 31일 현재 청주시 인구는 83만1635명이다.

이를 인구 상한선인 28만명으로 나누면 2.97석이 된다. 그러나 자치단체 통합 특례 조항을 적용하면서 통합 전 선거구 4곳을 모두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청주 지역 선거구에 출마한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12명, 더민주 7명, 국민의당 4명 등이다. 만약 선거구가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졌다면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당내 선거구별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하고, 정치 신인들은 선거 운동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청주권의 총선 주자들이 한숨을 돌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예비후보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지역구가 줄어들까봐 가슴을 졸였다"면서 "이제 선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기뻐했다.

반면 남부 3군과 중부 4군에 출마한 예비후보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남부3군 선거구의 재획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구 산정일 기준으로 이 지역은 13만7647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 하한선 14만명에 2353명이 모자란다.

청주시 미원면 등 일부 지역 또는 괴산군을 편입해야 독립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다. 여야가 자치 구시군의 일부 분할은 허용하지 않기로 해 예외로 인정받지 않는 한 괴산과의 통폐합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출마한 예비후보와 소속 정당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재 통폐합이 현실화되면 가장 손해를 보는 정치인은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이란 분석이다.

중부4군 선거구는 괴산 출신의 경 의원과 진천이 고향인 더민주 임해종 지역위원장, 음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경태 전 청주의원·김영국 한일중 이사장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괴산군의 남부 3군 편입이 확정되면 재선에 나선 경 의원이 쉽지 않은 승부를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 3군에서 리턴매치를 펼치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과 더민주 이재한 예비후보는 표밭을 닦을 지역이 늘어나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동안 '관리'하지 않았던 괴산군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당락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 예비후보 측은 모두 "내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선거구 획정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박덕흠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득실을 따지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괴산지역은 여당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야당이 비례대표를 고집하는 바람에 선거구 조정이 이뤄진 점을 부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더민주 이재한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을 다시 하게 만든 장본인이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고, 경대수 의원이 지역구를 지키지 못한 점 등이 선거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며 "그런 지역 민심이 이 예비후보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괴산군이 남부 3군에 편입되면 충북 총선 판세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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