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당 도종환 의원 지역구 출마 선언…현역 3명, 4선 도전 부담
비주류 변재일·오제세 의원 잔류 땐 국민의당 외연 넓히기 한계

▲ 더민주당 충북 출신 현역 의원들. 왼쪽부터 오제세, 변재일, 노영민, 도종환 의원.

정치권의 선거구 획정 지연으로 ‘선거구 무효’라는 대혼란을 겪은 20대 총선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허용으로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선거구 ‘실종’ 사태가 지속되자 예비후보 등록과 선거운동 허용을 선거구 획정이 완료될 때까지 연장했다. 새누리당은 국민·당원 경선비율 7대 3을 골자로 한 경선룰을 사실상 확정했다. 더민주당에서는 비례대표 도종환 의원이 지역구 출마 의사를 처음으로 밝혀 주목된다. 아울러 현역 의원들의 탈당과 안철수 국민의 당 입당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다. 4월 총선 D-90을 앞두고 충북 야권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11일 더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잇단 탈당에 대해 “탈당을 통해서 정치적 연명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야말로 낡은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이 난파하는 배 같다면 그 배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밝히고 기자들의 지역구 출마여부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는 비례대표로 할 일을 하고 조용히 (정치를) 끝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지만 형제 같던 사람들이 당을 비판하고 떠나니, 남아있는 사람들이 남아서 당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당초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으나 작년말부터 유보적 답변으로 변했고 탈당정국이 벌어지자 적극적 입장으로 진일보한 셈이다.

도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한다면 과연 어느 지역구를 택할지가 관심사다. 그동안 청주 상당구와 수도권 분구 선거구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제시됐다. 도 의원 기자회견 직후 일부 언론보도에는 ‘청주 상당구 또는 경기도 용인 분구 선거구’라는 구체적 지역도 제시됐다. 중앙당에서 도 의원의 인지도가 높은 출신지역이나 공천경쟁이 덜한 분구 선거구를 배려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노영민 의원 불출마, 도종환 승계설

하지만 청주 상당구는 한범덕 전 청주시장과 김형근 전 도의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홍보전에 돌입해 경선없는 무혈입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게다가 상당구는 상대적으로 보수성이 강해 본선에서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의원을 상대하기도 녹녹하진 않다.

그렇다보니 당내 일부에서 새로운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시집 강매 파문으로 내상을 입은 노영민 의원의 거취가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청주권에서 3선의 더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 또다시 동시출마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기도 하다. 실제로 19대 총선에서 4선 도전했던 홍재형 후보(상당구)가 낙선했고 다른 3명은 18대보다 훨씬 힘든 선거전을 치렀다. 유권자들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식상할 경우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도 의원의 흥덕구 지역구 승계론이 힘을 얻고 있다. 더민주당 도당 위원장인 노 의원이 충북선대본부장으로 성과를 거둘 경우 차기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학인의 심성으로 정치권에 차출(?)된 도 의원이 고향에서 치열한 내부 경선을 치르기는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무혈입성’ 방식이 아니라면 차라리 수도권 분구 선거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앙당 입장에서도 경합지역이 많은 수도권에서 도 의원의 대중적 이미지가 더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교동계의 좌장인 더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으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호남의 지지세를 강화하게 됐다. 호남권 의원들의 추가탈당이 진행되면 1월중 원내교섭 단체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세확산에도 불구하고 충북 지역 참여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연말 신언관 전 더민주당 공동위원장이 탈당한데 이어 11일 옥천군의회 안효익(50·무소속)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을 공식선언했다. 이밖에 창당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충북인은 이상길 예비역 공군 소장(청주)과 건국대 안형기 교수(충주), 조용주 변호사·김영국 한일중 이사장(이상 중부 4군) 등이다. 신 전 위원장은 청주 청원구, 조 변호사는 중부4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 당’ 인물영입 성과없어

전국 정치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충북에서 국민의당이 거둔 성과물은 너무 미미하다. 따라서 더민주당 의원 3명이 포진하고 있는 청주권에서 1명이라도 확보할 경우 그 상징성이 크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노영민 의원을 제외하고 비주류인 변재일·오제세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변 의원은 김한길계로 알려져 김 의원 탈당이후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제세 의원은 계파색은 없지만 친손학규계로 분류된다. 따라서 손학규 그룹으로 알려진 박영선 의원의 행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두 의원 모두 탈당여부를 묻는 질문에 “충북에서 야권 분열은 필패다. 아무리 어려워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당을 바꾸기엔 위험부담이 크고 충북의 안철수 바람이 상대적으로 미풍이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막판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이 진행될 경우 현역 프리미엄이 크다는 것을 감안할 수도 있다. 반면 청주권 이외 지역에서는 20대를 징검다리로 생각하는 정치신인들이 국민의당으로 모일 수 있다. 새누리-더민주당과 3파전이 될 경우 차기를 위해 야당인 더민주당 후보를 타킷으로 삼을 수도 있는 구도다.

중부4군 총선, 진천군수 재선거 최대 변수 등장

중부4군 선거구는 괴산군의 남부3군 편입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진천군수 재선거와 맞물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곳이다. 괴산 출신인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자칫 텃밭을 잃을 수 있어 초긴장 상태다. 더민주당 임해종 당협위원장은 6·4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진천 증평 보다는 음성군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고향인 진천군에서 군수 재선거와 묶일 경우 ‘줄투표’에 따른 손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진천군수 재선거 출마 예상자는 6명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각각 3명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새누리당은 김동구(57) 전 군의회 부의장, 신창섭(66) 전 군의회 의장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아직 공식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6·4지방선거에서 유영훈 전 군수에게 263표로 석패한 김종필(52) 전 도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선거전에서 가까스로 신승한 유 전 군수는 김 전 도의원과 법적공방전에 패해 현직박탈당했다. 결국 이번 재선거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김 전 도의원이다. 하지만 유 전 군수 낙마후 지역의 동정론을 의식해 재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당내 기반과 선거 경험 등 김 전 도의원의 아성에 군의회 의장단 출신 2명이 도전자로 나선 셈이다.

더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송기섭(59)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당초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진천군수 후보 경선에서 김종필 전 도의원에게 고배를 마셔 본선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재선거 구도가 확실해지자 더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출전하게 된 것. 이어 이수완(55) 전 도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최근 6·4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원종(60) 전 진천읍장이 더민주에 복당해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송 전 청장은 당적 변경에 따른 부담이 큰 반면 새누리당 경선 당시 조직을 가동할 수 있다는 양수겸장의 이점도 있다. 당심을 확보하고 있는 이 전 도의원과 지역 토박이 김 전 읍장이 경선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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