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으로 청소년쉼터 마련 나선16살 최민아 양

16세의 한 소녀가 ‘청소년 장기 쉼터’를 마련하기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민아(가명‧16) 양. 그는 지난 11일부터 ‘좋은교육 협동조합’(대표 백종원)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명은 ‘살아남을 용기, 집만 있어도 괜찬아!’이다. 이 프로젝트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쉼터를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현재 청주시에 6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 거주할 수 있는 단기 쉼터가 있고 장기간 거주 할수 있는 쉼터는 충주시 한곳 에만 운영되고 있다.

최 양은 이번 행사를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 자신의 얼굴과 어려운 가정사를 있는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최 양에 따르면 현재 그를 보살펴 줄 곳이 없다. 아버지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고 그 외에 도움을 줄 친척은 없다.

당장 갈곳이 없는 최양은 7월부터 청주에 있는 모 청소년보호 쉼터에 머무르고 있다. 최 양이 이곳에 머물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현재 청소년 단기쉼터는 3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만 머물수 있다.

최 양은 2016년 3월 달에 퇴소를 해야 하지만 쉼터의 배려로 9개월을 더 연장해 머물 수 예정이다.  그래서 최 양은 이 추가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장기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

최 양은 “2013년 여성가족부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중 전체응답자 46%가 지난 1년간 자녀에게 폭행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을 택한 청소년이 갈 수 있는 곳은 쉼터 밖에 없다. 하지만, 여자 중장기 쉼터는 충북에 딱 한개 밖에 없고 그 마저도 제가 있는 청주에는 없다”고 행동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최 양은 어른들의 편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어른들은 쉼터에 있는 아이들을 좋지않게 보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며 “막상 가족 문제로 집을 나와 단기쉼터에 직접 있어보니 비행청소년 보다 가정에 문제 있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최 양은 어른들의 선입견이 바뀌기를 바랐다. 그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란 시선을 거두어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만난 친구들은 오히려 자기가 선택한 길을 묵묵히 가는 아이들이다. 친구들에게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갈등 해법에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최 양은 “아이들이 다투거나 잘못하면 어른들은 벌칙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그런 것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다. 아이들이 왜 다투게 되었는지 스스로 토론하게 하고 평화적인 해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최 양이 크라우드 펀딩에 나선 것은 지난 11일이다. 22일 현재 모금 11일만에 475만원이 모였다. 목표한 500만원의 95%를 달성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최 양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도 보았다. 그는 “어른들이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응원해주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을 보았다”고 밝혔다.

펀딩이 기대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500만원으론 쉼터를 마련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최 양이 500만원을 목표액으로 삼은 것은 나름대로 복안이 있기 때문이다.

최 양의 복안은 단계별 접근이다. 최 양과 좋은교육협동조합은 펀딩을 통해 모은 돈은 청소년장기쉼터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을 진행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CJB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할 후원의 밤 행사에는 최 양이 직접 나서 청소년장기 쉼터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이 자리에서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청소년 쉼터 마련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꾸려서 나간다.

최 양은 현재 좋은교육협동조합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있다. 백종원 좋은교육협동조합 대표는 “민아 양이 자립할 수 있도록 울타리를 제공해 주기 위해 유급 직원으로 채용했다. 4대보험에 가입했고 최저임금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양의 신상과 처한 상황이 공개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했다. 이런 바탕에는 이런 정보들이 혹시 나쁜 목적에 이용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그래서 더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최 양도 이런 점을 인정했다. 그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상한 내용을 보내오는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최 양은 꿋꿋하게 목표한 대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최 양은 “불쌍하다는 말 보다, 힘내라는 말 보다, 살아남을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집 잃은 청소년들을 위한 중·장기 쉼터 마련하는데 함께해 달라”고 끝말을 전했다.

 

크라우드펀딩 참여방법

http://www.wadiz.kr/Campaign/Details/3821

www.facebook.com/iwishmyhome

펀딩기간 2015.12.11 - 2016.01.11

목표금액이 2016년 01월 11일까지 100% 모여지지 않으면 모금은 실패되고 후원해 주신 금액은 자동 환불됩니다. 공감하신다면 지금 바로 동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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