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대상 中企, 고압선 지중화 등 청주시 난색

15조5000억원이라는 초대형 투자가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청주공장 증설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시가 SK하이닉스 입주 예정부지에 선분양했던 중소기업들과의 이전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SK하이닉스와의 투자협약 날짜마저 잡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19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현재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하이닉스 예정부지에 선분양했던 중소기업들과 대체부지 이전협상을 벌이고 있다. 시는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인근에 대체부지를 제공하고 회사별로 위약금을 물어주기로 했다. 위약금 규모는 총 5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체부지 일부에 자리 잡은 15만4000볼트 초고압 송전탑의 지중화 문제, 산업단지 관리기관 일원화 문제 등에 대해 업체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 이전 협약을 체결한 곳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업체들은 SK하이닉스 예정부지에서 중소업체 대체부지간 약 1.4㎣ 구간에 있는 고압선의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지중화 비용이 2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많이 들어간다면서 30억원을 투입해 일부 구간만 업체 외곽쪽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다.

또 업체들은 이전공장에 대한 관리기관에 대해서도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으로 일원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는 내년 1월 창립할 청주시통합산업단지관리공단이 관리권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청주시와 업체들과의 간담회 개최도 무산됐다.

이처럼 지난 8월 최태원 SK그룹회장이 청주공장 증설을 발표한 지 3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투자협약일정마저 잡히지 않는 상황이어서 초대형 투자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와 SK하이닉스간의 투자협약이 올해 내 체결될지도 불투명하다. 중소기업체들과의 이전협상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SK하이닉스와의 협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전 대상업체의 한 관계자는 “청주시가 당초 초고압선의 지중화를 약속해 놓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면서 “SK하이닉스라는 대기업을 유치하려고 중소기업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이전대상 업체들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협상내용을 말해줄 수는 없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투자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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