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토론회’서 충청권 인사들 강력 주장
“미래부 과천 잔류할 이유없어···세종시로 와서 국정시스템 구축해야”

▲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미래부 세종시 이전과 과학벨트 정상추진을 위해 충청권이 다시 한 번 힘을 합치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사진은 세종 정부청사 모습.

정부부처 중 하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이전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정상 추진을 위해 충청권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으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창조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래부는 현재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 있으나 하루빨리 세종시로 이전하고 과학벨트를 추진하라는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주최하고 세종시·미래부이전 세종시민대책위가 주관한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12일 세종시 대강당에서 열렸다. 충북지역에서는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과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 때 미래부 이전과 과학벨트 정상추진 여론이 거세게 일었으나 지금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 미래부는 지난 2013년 3월 교육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업무 일부를 통합해 출범했다. 미래부 내 소속 기관과 산하기관은 모두 56개이나 이 중 25개가 대덕에 있다. 미래부는 미래 먹거리가 될 창조경제를 육성해 신성장동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갈 핵심 정책부서이면서 특히 과학벨트 사업을 맡고 있다.
 

이 날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정부는 미래부 이전 지연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힌 바가 없다. 미래부는 법에 적시된 非이전부서에 해당되지 않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복도시법 제16조에 의하면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안전행정부·여성가족부 등 6개 부처가 非이전부서로 분류됐다.
 

그러나 송호창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기 의왕시, 과천시)은 올 9월 미래부 국정감사 때 “행정부처에 관한 관련법에 명시된 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일뿐 새로 만들어진 미래부는 어디에 소재해야 할지 법률규정이 되어 있지 않아 세종시로 갈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부가 소재한 과천시에서는 미래부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 교수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조성은 서울·수도권 소재 국가중추기관을 옮겨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이 행정기관들을 중심으로 분권·분산적 국정운영시스템을 작동하는 것으로 마무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래부가 과천에 소재하면 과학기술행정과 관련해 당장 세종시 중심의 국정시스템 구축을 어렵게 한다. 행정비효율성 문제도 적지 않다. 소속 기관들의 미래부 출장비가 2년 반 동안 15억9000만원에 연인원 1만8000명이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미래부는 대통령 핵심 공약인 창조경제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인지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정곡을 찔렀다. 창조경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과학기술 정책은 실종되고 창조경제만 남아 성과내기에 급급한 게 미래부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올해 9월 15일 새누리당 충청권 4개 시·도당은 “미래부가 이전계획에 포함되지 않고 과천에 남게 된 것은 청사 등 이전준비가 안돼 임시로 과천에 배치한 것”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것.
 

조 교수는 非이전부처는 국가행정상 서울에 있어야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미래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런 것들이 현 정부가 세종시를 바라보는 철학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행복도시+알파를 주장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 출범 후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미래부는 하루빨리 세종시로 와서 대전-세종시-오송으로 이어지는 과학벨트를 본격 구축하고 가동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미래부 직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주택공급 특별계획이 마련돼야 하고, 또 현재 미래부가 소재하고 있는 과천시에 미래부가 이전한 이후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자고 강조했다.

“충청권 공조·협력 할 수 있는 기구 만들자”
현안 많은데 관계는 너무 멀어···정부 소극적 태도 두고 볼 수 없어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미래부가 세종시로 오면 과학벨트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행복도시건설청과 충청권 4개 시·도는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문제들을 논의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래부 이전과 과학벨트 정상추진을 위해 충청권 결집을 호소했다.

하지만 과학벨트 수정안과 호남고속철도 서대전 경유 문제 등으로 한바탕 난리를 겪은 충청권은 공조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형식상 공조체제는 가동되고 있으나 실질적인 협의는 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공조·협력할 수 있는 민간중심의 충청권 거버넌스 기구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는 게 이 원장 말이다. 세종시에 대한 충북인들의 관심도 점점 떨어지고 있으나 세종시 정상추진을 외쳤던 초심으로 돌아가 현안 해결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또 그는 “과학벨트의 개념은 거점지구에서 생산한 원천기술을 기능지구에서 산업화·사업화하는 것이다. 거점지구 사업이 늦어지면 기능지구도 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정부가 거점지구의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 부지를 대전시에 전가시켜 신동·둔곡지구에서 도룡지구(엑스포과학공원)로 변경하는 등 잦은 기본계획 변경으로 거점지구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부 담당부서의 잦은 조직변경과 담당자 교체로 일관성있는 업무추진이 안되고 있는 것은 과학벨트 사업을 우선순위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정부는 거점지구와 기능지구 사업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함에도 개별적으로 해서 연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원장은 “기능지구에 대한 구상과 계획 부재로 기능지구별 R&D사업 배분에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2014년까지 청주에 39억원, 천안 76억원, 세종시에 47억원을 지원한다. 3개 기능지구에 고작 3040억원을 투자해 과학-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인데 이는 어쩔 수 없이 추진하는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송재봉 센터장은 현 정부의 소극적인 과학벨트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기능지구의 성격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과학벨트 예산이 총 5조7000억원인데 청주·천안·세종 3개 기능지구 예산은 3040억원에 불과하다. 그것도 10년간 3개 지역에서 나눠 가져야 하는 것으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미래부가 세종시로 이전하지 않는 이유로는 박 대통령의 방조와 무관심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행정절차를 이행하면 될 일을 정치적 사안으로 부각시켜 지역간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더 나아가 “국회 분원도 세종시로 와야 한다. 세종시에 정부부처가 모여 있는데 국회는 서울에 있으니 업무협의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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