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평화관’ 건립 등 각종 사업․대회 개최…반기문 비채길 사업은 현재 수사 중

반기문 UN사무총장(71)의 2017년 대망론의 진원지는 음성이다.

음성군청 청사 입구 정문 위 대형 간판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 음성 입니다’라는 글씨가 크게 쓰여 있다.

▲ 음성군은 글로벌 리더인 반 총장의 브랜드를 내세워 각종 대회나 행사, 사업을 추진하며 이를 통한 인지도도 함께 끌어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반기문 총장 생가

음성군은 글로벌 리더인 반 총장의 브랜드를 내세워 각종 대회나 행사, 사업을 추진하며 인지도도 함께 끌어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반기문 비채길 조성사업 의혹

반 총장을 이용한 홍보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사람은 바로 이필용 음성군수이다. 이 군수는 지난 2010년 초대 음성군수에 당선된 후 미국 뉴욕에 위치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찾아 방문하고 이후부터 반 총장의 고향인 원남면 상당1리 행치마을을 중심으로 성역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반 총장의 생가마을인 행치는 보덕산(큰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마을로 약 500년 전 광주반씨 장절공파에 의해 형성됐고 광주반씨 종친 15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 반기문 기념관
▲ 반기문 평화랜드

이 마을에는 반 총장이 나고 자란 초가삼간 흙벽집 생가가 지어졌으며, 70년대 새마을사업 당시 스레트 지붕으로 개조되었다가 2002년 3월경 철거돼 다시 2010년 예전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복원됐다.

생가 주변에는 반기문 기념관, 반기문 평화랜드, 반기문 비채길 등이 조성돼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여기에 음성군은 2013년 5억4000여만원을 들여 행치마을에서부터 보덕산 정상까지 비채길(비움과 채움의 길) 조성사업을 벌였다.

비채길 조성사업은 쉼터 조성과 마을 담장 벽화, 이정표‧안내판, 정자조성, 보덕산 전망대, 보부상 포토존 등을 꾸미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 과정에서 정자가 반씨문중 개인집 마당에 설치되거나 예산에 비해 사업은 터무니 없어 뒷말이 무성하다.

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하청 관련한 내용을 두고 현재 충북경찰청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가마을 주차장 내에 2억여원을 들여 화장실을 조성하고 있으나 사업비가 과하게 책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음성군은 올해 실시설계를 거쳐 반 총장의 생가 옆에 125억원(국비 43억, 군비 81억9000)을 들여 3층 규모(2600㎡)로 ‘유엔평화관’을 오는 2017년 준공 목표로 건립에 들어갈 계획이다. 군은 당초 98억원을 들여 2층 규모(1900㎡)로 짓기로 했다가 전시 및 교육 공간을 크게 확보하기 위해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유엔평화관에는 반 총장이 UN사무총장에서 물러선 뒤 소장품과 유엔 관련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며, 모의 유엔총회 등을 열 수 있는 컨벤션홀, 세미나와 소규모 공연을 펼칠 수 있는 다목적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하지만 반 총장 대망론과 맞물려 국회에서 지원 예산이 삭감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기문 마라톤 대회, 전국 규모 성장

반 총장의 고향 음성군은 반기문 총장을 이용한 대규모 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이중 가장 커다란 행사가 ‘반기문 전국 마라톤대회’이다. 반기문 전국 마라톤대회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9회 개최됐다. 대회당 평균 2억5000여만원이 소요되는 대회로 평균 참석인원은 1만2000여명으로 마라톤 동호회가 활성화되며 전국 대회 규모로 성장했다.

다른 마라톤대회와 비교해 반기문 총장의 고장 음성군을 전국에 알리는 대표적 대회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충북도교육청 주최로 매년 열리는 ‘반기문 영어 경시대회’는 한국 최초로 유엔사무총장을 탄생시킨 것을 계기로 제2의 반기문과 세계 지도자 발굴 육성을 목표로 개최되고 있다.

초․중학교부는 충북지역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고등부는 전국을 대상으로 실시돼 국내 대표적인 영어 경시대회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군민 교양강좌로 실시되고 있는 ‘반기문 아카데미’는 연간 2000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2010년부터 군민 교양강좌로 개최돼 오다 2013년부터 ‘반기문 평생아카데미’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 ‘반기문 아카데미’는 정기적으로 고정된 날짜에 개최하고 강의를 영상으로 기록하며, 1년 뒤에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음성군은 각종 홍보물이나 행사에서도 반 총장의 고향을 내세워 홍보함으로써 음성군과 반 총장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필용 음성군수가 ‘반총장 대망론’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반 총장을 홍보하고 있다는 얘기가 주민들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 군수는 지난 2012년 11월 6일 반 총장이 이 군수에게 보낸 서신을 반기문 기념관 입구에 전시해 놓고 친분을 과시하고 있으며, 올해도 특별한 목적없이 뉴욕에 있는 반 총장을 방문해 지역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관련 음성군의 한 인사는 “2016년 말이면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고 2017년 대선을 꼭 1년 앞두고 있어 대권 주자로 활동하기에 딱 좋은 시점”이라며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고 있어 반 총장이 뜻을 세운다면 중부권뿐 아니라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또 “이 군수는 반 총장을 앞세우고 행사를 개최해 홍보 효과와 더불어 후광효과까지 선점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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