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내년에 무예마스터십대회·직지!코리아 개최
충주조정대회는 경기장 건설 등 975억원, 유기농엑스포는 191억원 투입

▲ 충북도청 현관에 내걸린 올 가을 행사 포스터.

충북의 국제행사 뜯어보기
조정, 유기농, 무예분야 행사들

올해 충북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는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다. 9월 18일~10월 11일 24일간 괴산군 유기농엑스포공원에서 개최되는 행사 주제는 ‘생태적 삶,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 지난 2011년 세계유기농업학회는 여러 신청지역 가운데 충북 괴산군을 첫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했다.

충북도는 “괴산군은 전통 농업군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유기농을 시작했고 한살림, 흙살림, 자연농업학교, 아이쿱생협 등의 유기농기업이 괴산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괴산군은 일찍부터 유기농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유명했다. 1994년 ‘흙살림연구소’를 설립해 유기농업의 과학화를 꾀해 온 이태근 ‘흙살림’ 회장이 중심이 됐다. 도시에서 귀농하는 사람들도 괴산으로 모여들었다.

유기농엑스포를 하게 된 배경도 괴산의 청정자원과 함께 유기농업을 이끌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는 국·도·군비 총 191억원이 들어간다. 세계유기농업학회는 연구자료를 제공하지 예산을 주지는 않는다. 많은 예산을 쓰는 만큼 충북도와 괴산군은 유기농업을 정착시키고 발전시켜야 하는 책임을 동시에 안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2013년 ‘유기농특화도 충북’을 선포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유기농·무농약 생산비중을 2013년 4.0%에서 2020년 20%, 유기가공업체수를 33개에서 15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유기농특구를 2020년까지 2개 조성하는 것이 유기농특화도 목표”라고 밝혔다. 유기농엑스포 이후에는 유기농산업클러스터와 유기농업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격년제로 유기농관련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아이쿱생협본부는 괴산군에 아이쿱유기식품산업단지와 괴산 발효식품농공단지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겉으로 볼 때 유기농엑스포는 괴산군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용. 유기농인구를 늘려 내용면에서도 명실공히 괴산군이 유기농업군이 되는 것이다. 2014년 전국 유기농 평균 비율은 8%. 전남의 유기농 논농사 비율이 높고 충북은 4%대에 머물러 있다. 이 비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이다. 유기농특화도의 중심 내용은 유기농업 비율을 전국 최고로 높여 여기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유기농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난 2013년 8월 충주시 탄금호국제조정경기장에서는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충주시는 유치위원회를 발족해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국제조정연맹은 2009년 충주시를 개최지로 결정했다. 백서에 따르면 이 대회 시설·운영비는 975억원이나 들어갔다. 다른 행사와 달리 경기장 건설 때문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 그 중 대회 중계와 관전을 위한 도로건설에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됐다. 중계용 도로는 물 위에 건설한 다리. 정부와 충북도·충주시가 300억원씩 부담하고 나머지는 기타 수입으로 충당됐다.
 

▲ 2013년 열린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탄금호조정경기장 활용 잘해야 본전 뽑지

중요한 것은 조정대회 이후 많은 돈을 들여 지은 조정경기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경기장 활용을 위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안게임, 기타 국내대회를 유치하고 내년에 브라질올림픽 조정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연다. 조정 전지훈련팀에게 시설을 유료임대하고 경기장 유휴공간을 캠핑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리나센터는 민간에게 임대해 레스토랑·카페 등으로 쓰고 시민대상 조정체험학교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장 옆에 건설중인 수상레포츠타운은 야외수영장과 펜션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충주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탄금호를 배경으로 이 대회를 유치했다. 그리고 이 대회를 통해 수상레포츠도시로 자리매김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실제 이렇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은 “선수 대상이 아닌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조정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SOC분야에 많은 세금이 들어간 만큼 시민들을 위한 열린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와 청주시는 내년에 예산 40억원을 들여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연다. 도는 지난 1998년부터 세계무술축제를 해온 충주시에 이 대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했으나 조길형 시장이 거절하자 청주시와 손잡고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 시장이 무술축제와 중복되고 예산부담이 있으며 2017 전국체전 개최준비로 힘들어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회는 충주시장 재임시 충주세계무술축제, 국회의원 재직시 대한민국 무예대제전을 만든 이시종 지사의 ‘작품’. 이 지사는 충주에 세계무술공원과 전시관도 지을 만큼 무술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올림픽처럼 기량을 겨루는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청주에서 열게 되자 충주시민들은 아직도 불만이 많다. 무술·무예 행사를 계속해서 만들고 결국은 무술도시 충주의 위상까지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도는 무술의 도시 충주시를 염두에 두고 이 대회를 구상했고 2013년 기본계획 학술용역을 마쳤다. “결국은 충북이 무술·무예를 특화한 지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후에 무술도시라는 타이틀을 놓고 청주·충주간 지역갈등도 예견되고 있다.

 

이제야 국제행사로 격상된 직지축제
홀대받던 행사 예산 34억원으로 확대···직지세계화에 기여해야

 

청주시는 뭐니뭐니해도 직지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청주시를 대표하는 행사는 국제공예비엔날레다. 이 행사에는 70억여원의 예산을 쓰고 직지축제에는 평균 5억원 들어갔다. 그러다보니 12년 된 직지축제는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주시는 얼마전 직지축제를 확대한 ‘2016 직지!코리아’를 국제행사로 승인받았다. 예산은 34억원이고 이중 10억원이 국비다. 그러자 직지축제를 진작 키웠어야 했다는 여론들이 많다. 청주시는 오래전부터 직지의 세계화를 내걸었지만, 국민들에게 직지를 알리고 국가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를 가장 대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직지축제였으나 조악한 프로그램으로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다.

9월 4일은 직지가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날이다. 그래서 청주시는 이 날을 직지의 날로 정했고, 직지축제를 해왔다. 하지만 2005년에는 4월 15일에 직지사랑 어울림마당, 9월 4일에 직지상 시상식과 학술회의를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당시 시민 공청회도 없이 결정돼 불만들이 상당히 많았다.

내년 행사는 직지축제와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해서 9월 1일~8일 청주고인쇄박물관과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린다. 프로그램은 전시·학술·공연·체험·산업 등. 시 관계자는 “국제행사 승인과정에서 전문위원들로부터 직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프로그램들을 대폭 정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전담팀을 구성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인쇄문화산업진흥법 개정, 세계인쇄박물관협의회 창립, 직지 국제컨퍼런스 개최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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