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진천 백곡천에서 첫 발견…한 달 넘게 생활 ‘관심’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보호생물 1급인 황새가 생거진천의 고장 진천 백곡천에서 한 달 넘게 서식하며 생활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진천 문백면 농다리 상류 백곡천에서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빠져 나간 세 살 암컷 황새 ‘미호’(인증번호 B49)와 ‘진천’이란 이름을 붙인 두 살배기 수컷 황새가 그 주인공이다.

▲ 26일 진천군 농다리 상류 백곡천에서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빠져 나간 암컷 황새 ‘미호’(오른쪽)와 수컷 황새 ‘진천’이 부리를 맞대고 놀고 있다.(사진제공, 임영섭 조류 사진작가)

수컷 황새 ‘진천’은 최초 발견자인 조류 사진작가 임영섭씨(67. 진천읍, 전 문백부면장)가 붙여준 이름이다.

청정지역으로 손꼽히는 진천 백곡천 농다리 상류지역은 수초와 민물고기가 풍부해 이들 황새가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암컷 ‘미호’에 구애하는 수컷 황새에 ‘진천’이란 이름을 붙여준 조류 사진작가 임영섭씨는 지난달 22일 이들 황새를 문백면 농다리 상류 백곡천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임씨는 당시 오후 5시 30분께 농다리 초롱길을 산책하고 진천으로 향하던 중 황새를 발견하고 즉시 망원카메라에 담았다.

이후 사진을 검색하던 임씨는 황새 다리에 붙은 인식표에 ‘B49’가 적힌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연락하면서 1년 전에 청람황새공원을 나간 ‘미호’가 백곡천으로 돌아왔음을 확인했다.

이때부터 임씨는 백곡천 황새 지킴이로 나섰다.

이곳에는 세 살배기 암컷 ‘미호’와 함께 두 살배기 수컷 ‘진천’이 한 달 넘게 어울리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미호’와 ‘진천’ 자연번식 성공 기대감

짝짓기에 성공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새 박사인 윤무부(74) 경희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이들 황새 두 마리는 현재 짝짓기 행동을 보여 자연번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윤교수는 “황새는 성대가 없기 때문에 소리를 낼 수 없다”면서 “백곡천 황새 두 마리 중 수컷이 암컷에게 부리를 두드리는 건 짝짓기를 위한 구애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호’와 ‘진천’이 자연번식으로 알을 낳는다면 세계적인 화제가 될 것이라는 게 윤교수의 설명이다.

윤교수는 “한 달 동안 관찰하니 수컷이 처음에는 며칠에 한 번씩 암컷에게 다가가더니 지금은 함께 노닐고 있고 가끔 암컷 등에 올라타는 걸 관찰할 수 있다”고 자연번식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이곳 황새를 관찰하고 있는 것은 새 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와 조류 사진작가 임영섭씨,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등이다.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는 1971년 음성에서 밀렵꾼의 총에 맞은 수컷이 죽고 1994년에는 암컷마저 농약 중독으로 숨졌다.

이후 교원대가 러시아에서 들여온 황새 두 마리로 인공번식에 성공해 지금은 개체수가 150마리 이상으로 늘었으나 야생 황새의 자연번식은 아직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진천 백곡천의 황새 두 마리에 학계와 지역사회가 주목하는 이유이다.

이에대해 윤교수의 아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윤종민(41) 박사는 “백곡천 황새가 계속 서식하거나 활동을 위해 남부지역으로 이동하더라도 내년 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우선 주기적으로 먹이를 주고 둥지탑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새 집 지을 수 있는 ‘인공둥지틀’ 마련

윤박사는 ‘미호’와 ‘진천’의 자연번식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윤박사는 “그동안 사육상태를 봐서 암수가 2년 정도 다정한 시간을 보낸 뒤 짝짓기에 들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백곡천 두 황새도 1~2년 정도 연예관계가 유지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황새가 짝짓기를 하려면 적어도 1~2년 정도는 꾸준히 관심과 먹이공급, 둥지탑 설치 등 친환경 서식조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무부 명예교수는 “황새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새로 알려졌다”면서 “진천군이 세계적인 희귀종 황새의 서식지 보존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진천군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황새가 지역에 찾아올 것에 큰 관심을 두고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메기, 미꾸라지 등 황새 먹이 지원은 물론 노인 일자리사업을 활용해 보호할 수 있는 감시자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황새가 새 둥지를 짓는 연습을 하도록 5~7m 높이의 전봇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인공둥지 틀을 마련해 황새가 스스로 집을 짓도록 도울 예정이다.

지역 사회단체도 황새 보호에 팔을 걷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진천지회 최경옥 회장과 임원 6명은 지난 26일 미꾸라지와 메기 등 물고기 5㎏을 황새가 있는 백곡천을 찾아 풀어 넣었다.

최 지회장은 “세계적인 희귀종이면서 길조로 알려진 황새가 우리 지역에 왔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황새를 찾아 먹이를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윤교수는 “황새가 계속 서식하려면 먹이를 공급 하는게 시급하고 황새가 자주 가는 인근 논에 농약을 쓰지 않는 등 환경오염에 신경써야 한다”면서 “지역 주민에게도 황새 보호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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