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19일 청주방송 앞에서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청주방송 고 이재학PD 사망사건 공동·충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비롯해 민주노총충북본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노동·언론·시민사회단체·정당인 등 200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고 이재학PD 사망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 고인의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연대투쟁 등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처음 발언에 나선 조종현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현재 방송사들은 억울한 죽음을 맞은 이재학PD의 죽음을 다루지 않고 있다. 청주방송의 입장만을 전달하고 있다. 이것은 고인에 대한 또 다른 기만이다. 제 2의 이재학이 없도록 민주노총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 씨는 “형의 사망이후 청주방송은 단 한 발짝도 바뀌지 않고 언론플레이만을 하고 있다. 이두영 회장은 윤 국장, 하 국장과 도대체 무슨 관계이길래 그들을 감싸고 도는지 의심스럽다. 범죄자가 사과는 못할망정 사태를 수습하는 책임자라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인 이용우 변호사는 “진상규명의 핵임 의제는 고인의 노동자성을 알 수 있는 노무컨설팅 공개, 청주방송 비정규직의 근무실태, 소송·근무과정에서 벌어졌던 각종 괴롭힘과 회유, 협박 등을 밝히는 것”이라며 “노무컨설팅 자료공개가 진상규명의 첫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이 직장갑질119에 보낸 이메일을 다시 보면 당시 고인이 얼마나 절망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소송 기간 1년 6개월은 진실을 은폐하는 시간이었고 고인은 사측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했다. 가해자가 이제 다시 진상규명의 책임자로 나서고 있다. 진실을 은폐했던 당사자가 진상규명 책임자라니 누가 믿겠나. 소송 과정에서 자료제출 거부와 회유, 협박, 위증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파렴치한 행태들이 언론사에서 자행됐다. 법원의 편향적 판결이 고인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김두영 지부장은 청주방송 이두영 회장에게 강력 경고했다. 김 지부장은 “이 사건은 이두영 씨 알량한 영향력으로 청주지역 내에서 덮어버릴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섰다. 고 이재학PD 재판에서처럼 추잡한 짓거리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오정훈 위원장도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언론사를 거느린 건설자본이 어떤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이두영 두진건설 회장은 이 문제가 전국단위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로 확산되었으며 이재학 PD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대주주 건설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청주방송 이두영 회장은 결단해야 한다. 대주주를 압박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한국방송스태프협회, 희망연대노조, 한국독립피디협회 등 56개 단체가 모여 ‘고 이재학PD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했다.
이들은 출범선언문에서 “지금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생각으로 유족과 방송 노동자를 기만한다면, 청주방송은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이재학 PD의 유족과 방송 노동자, 시민들 앞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이두영 회장의 유족 대면 공식사과 △직장 내 괴롭힘 중단과 가해자들 자택 대기발령 △노무컨설팅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한편 청주방송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진상 규명을 위해 유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 청주방송은 앞으로 더 고치고 쇄신하겠다.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방송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