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 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지역사회에서 권력이란 무엇일까. 지난해는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으로 이른바 슈퍼갑들의 갑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런데 지역사회에서도 이른바 소위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의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석학원 이사회는 김윤배 총장을 이사로 승인하고, 만장일치로 황신모 부총장을 신임총장으로 세웠다. 총장을 세울 때는 내부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이러한 절차는 깡그리 무시됐다. 이사회가 언제 열리는 지 이사들만 알고 있었고, 대학의 중차대한 문제에 대한 결정 또한 8명의 이사들의 몫이다. 나머지 내부 구성원들의 의견은 아예 들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갑질은 지역예술계도 마찬가지다. 충북예총은 조철호 회장은 지난해 회장자격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대해 충북예총 소식지 12월호를 통해 해명했다. 제19회 ‘충북예총 소식지’지면을 할애해 기고와 대담을 싣고 충북예총 선거에 대한 후일담을 실었다.

충북예총 소식지에는 충북예총 선거에서 조 회장의 회원자격을 제일 처음 문제삼은 충청일보에 대한 비판이 가감없이 나온다. 정일원 충북예총 수석부회장의 기고문의 제목은 ‘수준 이하 언론행태 보인 충청일보 명예훼손 등으로 제소, 도민 최대 축제 충북예술제 등 예총 행사 한 줄 보도 않다가 만장일치 추대된 회장 겨냥 특별취재팀까지 만들어 흠집내기 급급’이다.

다소 긴 제목 안에 충북예총 어른들의 ‘심경’이 담겨있다. 충북예술제가 도민 최대 축제인데 보도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이 글을 필자가 어떠한 심경으로 썼는지 말해준다.

또 대담에서는 당시 충북예총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차갑종 충북예총 부회장, 이문희 충청대교수(충북예총 기획실장)이 나와서 지난 2년 전 선거를 곱씹는다. 차갑종 부회장은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하고, 왜 2년 후에 이 문제를 제기하냐며 불쾌함을 표한다. 또한 충북예총 100년사에 내 모습이 어떨지 그려 보자고 주문한다.

대담의 내용에서 팩트는 당시 사무처장과 충북예총 회장이 회원자격이 있다고 승인해 줬는데 무엇이 문제냐는 것이다. 그러면 이것만 묻겠다.

차갑종 회장은 문인협회(이하 문협) 정관에 “역대회장은 당연직 고문으로 한다는 문협 정관에 따라 고문은 회원의 상위개념이라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한다. 그런데 그 정관이 일부 몇몇에 의해 수정됐다면 그것이 옳은 것일까.

이미 문협 정관을 전 유병택 회장의 지시에 따라 수정해서 올렸다는 제보자가 우리 곁에 있다. 그는 유령이 아니라 우리들 곁에 있고, 충북예총 회원이다. 그는 글쓰는 사람으로 용기를 내서 진실을 밝혔다.

또한 2년이 지난 후 문제를 제기하는 게 왜 문제일까. 2년이 지나도 문제를 함구하는 게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이 사건에 대해 제보자가 나타났다고 했을 때 모든 게 쉽게 끝날 줄 알았다. 팩트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제보자가 욕을 먹고 있다. 올해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사람을 유령 만들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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