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석 청주시 문화예술과 주무관

▲ 박종석 주무관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은 원천기술(창조적 스토리와 시각이미지)의 자생적 창조 없이 탄탄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물론 다른 문화권이 생산한 콘텐츠를 수입·재가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필요에 따라 제한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문화콘텐츠의 실천적 힘은 보편성과 함께 개별성(고유성)으로부터 더욱 힘을 얻기 때문이다.

문화콘텐츠산업 분야는 기계·전자산업 분야와 다른 점이 있다. 기계·전자산업은 모방을 통한 창조적 진화가 분야 자체로 기초과학과 연계되어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분야의 탁월한 개인(소집단)의 노력에 의해 급속도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문화콘텐츠 분야는 집합 의식(collective mentality)의 반영으로써 공시적·통시적 접근에 의한 지속적 재해석으로 진화한다.

필자는 문화를 공동체의 집합 의식으로서 정의한다. 그래서 문화의 진화가능성은 진화 동기에 대한 제한요소가 적을수록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렇지만 수 만년에 걸쳐 인류는 한 순간도 생존을 멈춘 적이 없다. 인류 멸종의 대표적 감소계는 번식이다. 문화 진화에도 감소계가 있다. 필자는 지역문화콘텐츠 활성화(문화진화)를 위해 선행적으로 검토해야 할 몇 가지 감소계(제한요소의 제거)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문화콘텐츠 창작과 실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최근 ‘문화나눔’, ‘재능나눔’, ‘입장료 라면 한 봉지’ 등과 같은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이라는 선한 의도와는 다르게 실제 현장에서 문화예술 전문가의 생존을 위협(역작용)하고 있다.

문화예술재능의 무료 나눔은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을 전문창작자에게까지 강요해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과 공동체는 전문 창작가의 동기부여와 재능의 사회적 실천에 적극적으로 보상해주야 한다.

둘째, 정치·사회·역사·종교적 검열 완화이다. 문화콘텐츠 창조의 가장 중요한 방법은 재해석이다. 바꾸어 말하면, 다시읽기와 다시쓰기이다. 재해석은 과거의 읽기(쓰기)에 대하여 종종 전복(顚覆)요구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새로운 읽기 제안에 대하여 선입견으로부터의 해방(용인)이 필요하다.

셋째, 자료접근성의 제고이다. 관련 자료에 대한 집적·검색·접근의 수월성 향상은 문화콘텐츠 생산자가 창작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투자의 효율성을 높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지역정보도서관(Local Studies Library)’같은 소통매체를 갖추어야 한다.

넷째, 지역문화콘텐츠에 대한 시민 소구력 강화와 지역 내수소비의 촉진이다. 물적 생산품과 마찬가지로 지적 산물도 지역내·외 공시적 소구력을 지녀야하고 시장에서 소비잠재력이 높아야 한다. 지금 여기 우리 현실의 제1조건인 산업사회에서 유통·소비되지 않는 문화콘텐츠는 무의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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