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경남 사천시에 뺏기면 안돼···도세 약한 충북 화합·단결해야

2015년이 밝았다. 태양은 어제 그 태양이건만 의미는 분명 다르다. 우리는 다시 365개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빈 노트를 선물 받았다. 지난해의 아픔과 슬픔, 고단함을 잊고 다시 희망을 생각할 때다.

세종시·충남·대전과 함께 신수도권 시대를 견인해 가는 충북은 지금 어디쯤 와있을까. 과거보다는 충북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지만, 아직도 많은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새해에 더 큰 충북, 더 경쟁력있는 충북을 만들기 위해 모두 힘을 모으자.

송광호 새누리당 국회의원(72·제천단양)은 지난해 12월 22일 철도부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송 의원은 철도부품업체 AVT 이 모 대표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6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14·16·18·19대 의원인 송 의원은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최고위원, 국회 사무부총장·윤리특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선고공판은 오는 30일에 있다.

충북 북부권을 대표하는 4선 의원에 화려한 경력을 자랑했던 송 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7년을 구형받자 충북도민들은 한마디씩 던졌다. “충북은 안 그래도 정치거물이 없어 중앙에서 힘을 못 쓰는데 중진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있다니, 참담하다.” 현재로서는 그의 향후 정치생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지역현안의 성패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충북은 기댈 데가 없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중진의원의 위기를 예사롭지 않게 느끼는 것.

최근 충북은 항공정비(MRO)단지 조성을 놓고 경남 사천시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5년동안 충북도와 MRO 합작기업을 추진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일언반구없이 사천시와 MOU 체결을 맺은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이다. 충북의 항공정비사업은 국토부가 지난 2009년 12월 제1차 항공정책 기본계획에서 청주공항을 항공정비시범단지로 단독 지정하고 충북도가 국토부의 정책에 적극 부응하여 진행된 사업이다.

이에 따라 충북도민들의 국토부 압박이 시작됐다. 정부가 나서 MRO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청주국제공항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뒤늦게 나선 사천시가 KAI와 MOU를 체결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충북이 힘이 없어 다 된 밥 빼앗긴 것 아니냐”는 말들이 돌고 있다.

해마다 예산철만 되면 공무원들은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문턱을 닳도록 드나든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하는 게 기재부 공무원 중 동향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산이 정부부처에서 마무리된 뒤 국회로 넘어가면 예결특위 위원과 계수조정소위에 우리지역 국회의원이 들어가 있는가를 찾는다. 충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구가 적다보니 중앙부처에서 활동하는 사람 또한 적다. 한 공무원은 “충북은 비빌 언덕이 많지 않아 여간 고생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원종 지역발전위원장은 “충북은 국제행사를 한꺼번에 치를 정도로 저력을 키웠으나 중앙무대에서 활동하는 충북출신 인물이 적어 아쉽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자긍심 갖자”

지역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때문에 힘을 키운다는 것은 곧 인재를 키운다는 것과 일맥상통 한다. 그래서 지자체는 인재양성과 인재관리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인재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충북인재양성재단은 1회에 중학생 30만원, 고등학생 90만원, 대학생 200만원 등 장학금을 지급하는 소극적 역할에 머물러 있다. 소액다건주의로 1년에 100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인재리더십캠프, 고교논술대회 등 몇 가지 행사를 하는 게 전부이다. 인재양성이라는 기본 취지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나아가 인재관리와 출향인사 관리에도 소극적이다. 충북도는 각 분야 출향인사들의 명단도 구축하지 않고, 이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행사도 열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청주상공회의소가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기간 동안 라마다플라자 청주호텔에서 향우회 임원과 출향 기업인 등 200여명을 초청해 ‘출향도민 고향방문의 날’을 열었을 뿐 도에서 한 적은 없다.

출향인사들의 구심체가 돼야 할 충북협회는 10년째 법적 분쟁만 반복하고 있고, 지난해 12월 9일에는 출향인사들로 구성된 ‘충북도민회’가 출범했다. 충북도민회장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추대됨에 따라 충북협회와 통합할 것인가 기대를 모으나,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 다른 지역은 하나의 구심체 아래 똘똘뭉쳐 지역발전을 논의하지만 충북은 아직까지도 단체 통합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강태재 충북참여연대 상임고문은 “새해에는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충북의 정체성을 찾자. 정체성을 정립해 도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 그 중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는 버리고 건전한 토론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정초시 충북발전연구원장은 “충북인들의 의식은 너무 내향적이다. 충북에 살지만 의식은 전국, 세계를 향해 열려있어야 한다. 정책을 만들어도 전국,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글로벌의식을 갖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새해에는 의식을 크게 갖고 힘을 모아 충북발전을 앞당기자”고 강조했다. 갈등과 분열보다는 화합, 단결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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