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한민족 문학>으로 문단 데뷔… 이번이 네 번째 시집

장문석 시인이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꽃 찾으러 간다>. 충북과학고 국어교사인 장 시인은 “세 번째 시집을 낸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나는 너무 서둘러 강호에 나왔다. 첫 번째 말도, 두 번째 말도, 세 번째 말도 채 성숙되지 않은 어린 조랑말 이었다. 그래서 네 번째 말은 쉽게 강호로 내보낼 수 없었다. 편자를 수없이 담금질하는 불면의 밤들이 지나갔다. 그러나 워낙 기재(器才)가 변변치 않아 네 번째 말을 타고 강호로 나가는 마음이 처음보다 더 불안하고 조심스럽다”고 썼다. 그간 시집을 내지 않은 이유에 대한 시인의 변명이다.

그의 이런 겸손에 송찬호 시인은 “장문석 시인이 명마(名馬)를 데리고 차마고도 설산 험로를 넘어다닌다 하기에 궁금해지던 참이었다. 그의 시에는 웅덩이 같기도 하고, 항아리 같기도 한 해학과 능청이 스며 있어서 아무리 소리내어 읽어도 소란스럽지 않다. 그의 시가 돋보이는 건 곰삭은 말과 음악의 어울림이다. 시편마다 공후를 숨겨놓았다. 시인에게 명마란 가쁜 호흡을 멈춰 정지하면 격(格)이 되고, 갈기를 날리며 내달으면 율(律)이 되어 멀리 퍼져나가는 천장고원의 노래가 아닐까”라고 화답했다.

장 시인은 지난 1990년 <한민족 문학>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시집 <잠든 아내 곁에서> <아주 오래된 흔적>, 산문집 <엄동에도 여인네들의 웃음꽃은 피어나고> 등이 있다.

현재 충북작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충북작가회의는 충북에서 문학활동하는 작가들의 모임으로 <충북작가>를 발간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꽃 찾으러 간다’를 음미해보자. “꿀벌 한 마리/ 호박꽃 속에 들어 있다// 꽃잎을 살그머니 오므린다/ 절체절명!/ 모르는 체 두 손 모아/ 법문을 외고 있다// 호박꽃을/ 이리저리 휘두르다가/ 이윽한 후 펼쳐보니// 놀라워라, 그때껏/ 용맹정진/ 죽음마저 달콤한// -나, 지금 꽃 찾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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