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아파트단지 엄마들이 만든 ‘옛글읽기모임’ 첫걸음

오창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엄마들이 만든 인문학스터디 ‘옛글읽기모임’이 시작됐다. 12월 첫주부터 금요일 10시가 되면 인근의 코아루아파트나 우림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대원칸타빌아파트로 건너온다.

대원칸타빌아파트 작은도서관의 관장이자 모임장을 맡고 있는 김대월 씨는 “옛글은 주로 한문으로 되어 있어 혼자 읽어내기 어렵다. 생활에 도움이 되면서 쉬운 한문으로 쓰인 글부터 읽고 있다”고 전하면서 “동네 책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얼마 전 독서동아리들의 교류모임에 참석했다가 자극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 동네에서 사람들을 찾아보자고 나선 것이다. 현재 7명이 글 읽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옛글읽기는 사자소학, 격몽요결 등의 원문에 한 글자씩 토를 달아가며 읽어나가거나 삼국유사나 고려사의 부분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엄마들이 모여 초등한자사전을 펴놓고 떠듬떠듬 글을 읽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우습기도하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글자를 읽는 것보다 글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수시로 삼천포에 다녀온다는 것이 회원들의 말이다. ‘만일 입으로만 읽어서 마음에 체득하지 않고 몸으로 실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이고 나는 나대로 일 것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옛글모임이 최근 읽었다는 격몽요결 속 문장풀이다. 엄마들의 인문학 소양이 아이들처럼 무럭무럭 자랄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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