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준 사진부장

▲ 육성준 사진부장

필자가 17년 전 사진기자로 입사할 당시만 해도 각 사에 적게는 3명 많게는 5명까지 사진기자 동료들이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필름 카메라로 찍고 현상하여 인화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마감했던 상황이었다.

현재는 각 사마다 많아야 2명 또는 1명이고 사진기자가 없는 지방일간지도 있는 형편이다. 서울의 거대 통신사들이 사진기자를 늘리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발 빠른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사진기자 한 명이 마감을 할 수 있는 허용 한계치 사진취재 개수가 더욱 늘어난 것도 요즘의 상황을 보여준다.

얼마 전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과 함께한 모임에서 중견 기자들이 많은 걸 보았다. 취재와 카메라가 함께하는 시스템 상 신문과 비교는 안 되지만 경험 많은 중견 사진기자가 한두 명밖에 없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생겼다.

가끔 쉴 틈 없는 일정에 사진취재에 중요 앵글만 담고 다음 일정을 소화하려 바삐 움직이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속보성과는 달리 깊이 있게 취재가 가능한 필자가 몸담은 주간신문의 특성을 비교하면서 안도 반, 착잡함 반의 생각이 들곤 한다.

흔히 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사진기자 한 명을 만들기 위해서 최고 3년 정도 공을 들여야 어디를 내 놔도 손색없는 기자가 된다고 한다.

우리지역 곳곳에는 밝혀지지 않은 사람들의 삶이 앵글로 비춰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청주 지역은 급변하고 있다. 청주 청원이 통합하고 그로 인해 새로이 길이 뚫리고 공동체가 없어지고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잡다한 기교가 아닌, 진정한 리얼리즘 정신을 무장한 사진가만이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보다 많은 현장의 사진가가 시대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들춰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이 중심이 아닌 내가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내재된 인간애와 감동적인 장면을 보았으면 한다.

오늘 한 사진기자 후배가 오랫동안 몸 담았던 회사를 떠났다. 올해로 두 명 째다. 떠나고 보내는 아쉬운 마음속에서 오늘의 현실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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