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원작과의 정확한 일치를 우선시하는 원론주의자들은 해리포터 시리즈 중 아즈카반의 죄수는 원작과 가장 다르다라고 낙인을 찍었다. 그 이유는 원작자 J.K롤링으로부터 재해석의 자유를 얻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아즈카반의 죄수를 연출한 알폰소쿠아론 감독은 롤링과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그 과정에서 정체성의 혼란과 진정한 두려움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기록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한다.

 

아즈카반의 죄수가 전편과 다른점?

나홀로 집에의 크리스 콜럼버스는 두편 마법사의돌과 비밀의 방에서 아주 깜찍한 10대들이 지혜를 모아 악당을 무찌르는 전형적인 소년 모험담이 모티브였다. 그리고 곳곳에 숨겨진 유머와 디즈니랜드를 연상케하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벌어지는 모험담은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로 제격이었다. 그리고 해리포터 팬들에게 자신들의 상상한 그림을 실사와 CG 로 충실히 되살린 작품이었다.

그러나 아즈카반의 죄수는 착한 어린이가 등장하는 동화가 아니다. 해리토터는 이제 완연한 10대의 모습이 된 해리포터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어린 아이였던 해리는 부쩍 성장했다. 이제 더 이상 이모부 집에서 온갖 수난을 당하며 얹혀살던 가련한 꼬마가 아니다. 머글세계에서 마법을 행하는 것이 철저히 금지됐지만 해리븐 방에서 몰래 마법을 연습한다. 또 자신의 부모를 깔보는 발언을 일삼던 이모부의 여동생을 마법으로 처단까지 한다.

해리는 13세가 되어 반항하는 사춘기에 접어든 것이다. 고분고분한 아이들이 반항과 순종의 경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진지하게 고민한다. 성장통을 앓기 시작한다. 바로 13세....
아즈카반의 죄수는 전편에 비해 CG나 에피소드를 줄었지만, 주인공들의 심리묘사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성장드라마?

그의 전적 이투마마에서 보여줬던 성장통은 쿠아론 감독의 장기와도 같다. 그가 이번 작품의 감독이 될 수 있었던 역시 성장드라마인 95년작 소공녀 때문이기도 하다. 롤링은 이영화를 극장에서 몇 번이나 봤다고 회고했다. 정작 쿠아론 감독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막상 연출 제의를 받았을때는 주저했다고 한다.
감독은 마법의 세계와 신비한 생명체가 갖고 있는 환타지의 매력이 아니라 사춘기에 접어든 성장담에 매료된 것이 아닐까 싶다.

해리의 정체성

갓난아이부터 마법사 볼드모트를 무력화 시킨 타고난 천재마법사 해리,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마에 얻은 번개로 이마에 얻은 번개무늬흉터로 볼드모트의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는 호그와트 입학에 기숙사배정을 받을때 학상들의 성정을 따라 선과 악을 나누지만, 교장은 해리에게만은 두가지 곳에 모두 갈수있다고 한다. 그에게는 볼드모트의 사악한 기운이 남아있다. 의식은 정의롭지만 무의식은 절대악이 남아있는 것.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는 해리가 믿었던 부분이 많이 전복된다. 부모를 볼드모트에게 팔아넘긴 배신자로 여겼던 아즈카반의 죄수 시리우스블랙이 알고보니 그의 대부였고, 또 제대로 된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라고 생각했던 루핀은 늑대인간 이었다.

해리가 직면한 문제는 바로 자기자신이다. 도망친 시리우스 블랙을 찾기위해 아즈카반에서 호그와트로 파견된 불청객, 간수 디멘터들은 해리의 내면에 볼드모트의 에너지를 알아채고, 해리를 공격하고, 이때마다 해리는 좋은 기억을 디멘터에게 흡수당하고 실신한다. 해리는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한편 디멘터는 아즈카반을 지키는 간수로 탈옥한 시리우스 블랙을 잡기위해 호그와트로 파견된다. 디멘터의 키스를 받게 된 인간은 즉사에게 되는 데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세 사우론의 수족으로 등장했던 나즈굴을 참고로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워졌다

아즈카반의 죄수는 약점도 다소 노출시킨다. 2시간 1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맞추기 위해, 원작 속 많은 에피소드들이 사라져 버린 것. 그 과정에서 타이틀 롤 격인 게리 올드먼이 연기한 시리우스 블랙이나 루핀 교수, 피터 페티그루 등 해리의 부모님들의 죽음에 관련된 - 결국은 볼드모트 - 3인방에 대한 과거사가 많이 생략되어 있다. 원작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리차드 해리스를 대신하여 호그와트로 불려온 마이클 갬본은 기존의 악인 이미지 대신 코믹하면서도 낙관적인 새로운 덤블도어 상을 선보이며, <비밀의 방> 에서 길데로이 록하트로 출연했던 '전(ex)' 남편 케네스 브레너에 이어 엠마 톰슨은 그와 유사한 코믹한 캐릭터인 시빌 트렐로니 교수로 등장하여 웃음을 선사한다


해리포터 다음 시리즈?

미국인 크리스 컬럼버스, 멕시코인 알폰스 쿠아론에 이어 4번째 이야기 '해리포터와 불의잔' (2005년 12월 개봉예정)은 영국출신 마이크 뉴웰이 메카폰을 잡는다. 사랑에 빠진 해리와 그의 친구 론과 헤리미온느는 본격적인 스파크를 일으킨다. 감독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4월 이야기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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