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속에 정보 담겨있는 인포그래픽 사용 ‘유행’
최근 제작된 각종 표지판·안내도는 과거 단점 극복

21세기는 정보통신의 시대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든 정보는 공개되고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지 않는 정보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 과거처럼 글자만 잔뜩 들어간 건 재미가 없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림과 도표가 적절히 배치돼 한 눈에 알 수 있어야 눈길을 끈다. 인포그래픽(Inforgraphic)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인포그래픽이 사용된 예는 무수히 많지만, 시민들에게 친숙한 표지판에 대해 살펴봤다.

▲ 무심천 종합안내도.

충북도·청주시가 제작해서 발표하는 서면·영상 자료가 최근 많이 발전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에는 글자만 빽빽하게 넣었으나 얼마전부터 그림과 도표를 배치해 보기 쉽게 돼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충북도정 홍보 프리젠테이션을 비롯해 홍보물을 기획하는 기획관실 박민정 씨는 얼마전 도청 중앙현관에 ‘충북경제 전국 4% 도약으로 도민행복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홍보판을 제작해 붙였다. 박 씨는 “인포그래픽을 활용해 한 눈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개념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글자는 최소화했다. 글자가 많고 크다고 가독성있는 게 아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제작했다”고 말했다.

인포그래픽(Infographics)은 정보(Information)+그래픽(graphic)을 말한다. 그래픽 속에 정보가 담겨있는 것이다. 정보, 자료 또는 지식의 시각적 표현이다. 정보를 구체적, 표면적, 실용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그림이나 사진 등과는 구별된다. 복잡한 정보를 빠르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기호, 지도, 기술 문서 등에서 사용된다.  인포그래픽은 도표나 수치를 보기좋게 표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드러내는데 효과적이다.

▲ 충북도가 제작한 인포그래픽.

청주시는 지난 11월 상당산성 옛길을 산책로와 생태공원으로 조성한 뒤 보기좋은 표지판을 세워 호응을 얻었다. 샘터·자작나무쉼터·나눔쉼터 등의 표지판과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판을 그림과 글씨를 적절히 배치해 눈에 띄게 만든 것. 옛길에서 만난 시민 한승희(42·청주시 금천동) 씨는 “자치단체에서 세운 표지판 치고는 눈에 쏙 들어오게 만들었다. 설화는 더러 문맥이 맞지 않아 읽는데 불편한 게 흠이지만, 표지판은 시대에 맞게 디자인했다”고 평했다.

청주시 문의면 청남대매표소 앞의 ‘청남대 한우거리 안내도’도 비교적 알아보기 쉽게 만들었다. 한우거리 안내와 문의면 관광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작해 청남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정보제공을 하고 있다. 아직도 ‘잘사는 청원 따뜻한 지역사회’라는 민선5기 청원군의 슬로건이 그대로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게 단점. 상당산성 남문 앞 주차장에 세운 ‘상당산성 등산안내도’와 문의면 문화재단지 주차장에 세운 ‘청주시 관광안내도’ 역시 알아보기 쉽고 세련되게 만들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청주시가 최근 무심천에 세운 ‘무심천 종합안내도’는 과거 안내도의 단점을 극복했다. 이 지도는 장평교부터 옥산교까지 무심천의 전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 산성옛길 표지판.

“공무원들 권위적으로 일하는 시대 아냐···정보전달 방법 바꿔라”
이수동 사단법인 한국인포그래픽협회장

▲ 이수동 회장
인포그래픽은 지난 2012년 중앙부처에서 국정자료를 만들 때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3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올해는 언론사와 인포그래픽 제작사 10여군데가 모여 사단법인 한국인포그래픽협회를 발족했다. 이수동 회장은 중앙일보 조인스전략기획실장과 전자신문 인터넷 콘텐츠본부장을 거쳐 현재 인포그래픽 전문 디자인미디어그룹 ‘인포그래픽웍스’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국의 언론사·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인포그래픽을 강의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자체에서 인포그래픽에 관심가져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은 정보전달의 시대이다. 공무원들이 일을 권위적으로 하던 시대는 지났다. 인포그래픽은 정보를 쉽게 시각적으로 전달한다는 게 가장 큰 미덕이다. 공무원들이 이것을 만들어보면 그동안 써온 용어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깨닫는다. 정보를 바라보는 시민의 입장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인포그래픽을 제작하면서 공무원의 의식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 때 정치인들의 홍보물이나 방송사들의 개표방송을 보면 인포그래픽이 얼마나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회장은 대입 수능시험에도 인포그래픽을 적용한 그래프 문제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경기·충남이 인포그래픽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인포그래픽 교육을 많이 받아야 한다. 지금은 1인 크리에이티브 시대다. 이 교육은 정보를 기획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 상당산성 등산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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