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도내 구제역 확산 방역대책 부심···대규모 행사 취소

진천군에서 지난 4일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데 이어 인근 농장에서도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충북 도내 전체가 구제역 확산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도내 구제역 광풍이 지나간 이후 3년 만의 일이라 도내 축산농가의 걱정이 우려되고 있다. 충북 도내 자치단체에서도 구제역이 발생되는 것을 우려해 예방접종과 방역활동을 펼치는등 대응책 마련에 부산하다.

▲ 지난 4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진천읍 장관리 농업회사법인 유전자원(주) 입구에서 방역당국과 업체 관계자들이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방역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농업회사법인 유전자원(주) 농장은 하림그룹 내 계열사로 국내 최대 돈육 전문 생산업체인 선진에서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농장법인이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진천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지난 3일 진천읍 장관리에 있는 유전자원(주) 돼지사육 농장에서 신고된 의심축이 구제역으로 판정나면서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이곳 농장에서 처음으로 30여 마리의 구제역 의심돼지가 발견돼 지난 4일 어미돼지 157마리를 살처분 했다.

다음날인 5일에는 어미돼지 56마리와 새끼돼지 375마리 등 431마리를 살처분 했고 주말인 6일과 7일 1,117마리를 살처분 하는 등 8일까지 3,584마리를 살처분 했다고 밝혔다.

진천군과 충북도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해당 농장에서 채취한 시료에 대해 농림축산본부가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제역 혈청형 O타입으로 확인됐다는 것.

혈청형 O타입은 우리나라에서 집중하고 있는 3가 백신(혈청형 O, A, Asia 1) 유형 내에 포함된 타입으로 확산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농장은 유전자원(주)에 1만5,884마리, 선진육종 4,732마리, AI센터 50마리 등의 돼지를 기르고 있고 6만4,000여 마리분에 대한 열청 O타입 백신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실제 접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이 조사중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해당 농장에서 백신을 접종했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일일이 접종여부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샘플을 채취해 항체형성 여부를 검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지역 내 통제초소 운영, 긴급 예방접종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위험지역 인근 3㎞ 이내 2개소의 통제초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고 초동방역팀은 2개소의 이동통제소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위험지역 내 40가구 2,080마리의 소에 대해서도 백신공급과 긴급 접종을 실시했다.
이와함께 진천군은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많은 주민들이 모이는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방역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구제역 최초 발생지역으로부터 외부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조치이지만 확산을 우려하는 시각이 더 많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선진계열 농장 축사에서도 25마리의 돼지가 구제역 의심증세를 보여 의심 증상이 발견된 축사 내 돼지 134마리를 긴급 살처분 했다.

이 두 곳의 계열농장은 본점과 지점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축사간 거리가 300m 떨어져 있는데다 중간에 도로가 끼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제역 의심돼지가 발생해 구제역 확산이 우려되는 점이다.

이와관련 군 관계자는 “두 곳의 축사가 300m 떨어져 있긴 하지만 같은 농장이어서 구제역 확산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정밀 역학조사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접종 돼지도 구제역 발생···의혹

하지만 지난 8일에는 이 농장으로부터 돼지를 공급받아 기르는 이월면 사곡리 한 농장에서도 돼지 50여 마리가 구제역 의심증세를 보여 구제역 확산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 농장은 최초 발생한 유전자원 농장으로부터 지난 9월 1일과 15일에 각각 409마리, 368마리의 새끼 돼지를 분양받아 길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전자원이 농장에서 기르는 돼지는 물론 이곳에서 분양받은 돼지도 백신접종을 한 상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현재 구제역 백신은 새끼돼지의 경우 생후 2~3개월 뒤 접종하고 어미돼지는 분만 1개월 전에 접종하고 있다.

따라서 유전자원이 농장에서 기르던 돼지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는 대로 접근할 경우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구제역에 걸릴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대해 충북도가 도내 어미돼지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준치 이상의 항체를 보유한 항체 형성율이 85%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5%는 기준치 이하의 항체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럴경우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구제역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구제역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올해 1월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던 진천 지역은 88만3천여 마리의 닭·오리 등 가금류가 살처분 돼 축산기반이 붕괴 위기까지 몰렸으며, 2011년에는 구제역 발생으로 군내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50% 가량이 매몰처분 됐다.

살처분 작업에 참여했던 진천군 공무원들과 축산농가들은 당시의 공포를 떠올리며 더 이상 구제역이 확산되지 않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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