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사측…해고자 복직은 법원 최종 판결 나와야
노조, “회사 부당노동행위 처벌해라”…노숙 농성 전개

▲ 창조컨설팅이 노조 파괴 공작을 벌인 기업의 노동자들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처벌하라며 대전고등법원앞에서 6개월 째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2003년 한국네슬레 파업 당시 정부와 대다수 언론은 한국의 강성노조 때문에 외국 자본이 떠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계기업인 BAT코리아  존 테일러 사장은 다르게 말했다.

“나쁜 사용자가 나쁜 노조를 만든다.” 당시 존 테일러 사장은 네슬레의 한국철수와 관련, "노사문제를 겪는 대다수 회사들의 경우 경영진의 실수가 많다"고 말했다.  

테일러 사장은 BAT 러시아 사장으로 떠나기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노사문제는 양측 간에 충분히 대화를 하고 경영에 대해 투명성을 보장한다면 그런 일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영화 유성기업 이사는 노사관계 파행 원인을 강경한 노조 탓으로 돌렸다. 권 이사는 “노조에 물러날 회사가 어디에 있나. 노조가 힘으로 회사를 밀어 붙이려 할수록 갈등은 커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고 다른 직원들을 협박한다. 이것이 회사 망하자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회사가 망하면 그때 누가 책임을 지나. 회사로서는 노조의 폭력행위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공작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속노조가 공개한 창조컨설팅 개입 문서에 대해서는 “노조가 창조컨설팅에서 훔쳐온 것 아니냐.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노조가 한편에서는 법을 이야기 하지만 뒤에서는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를 물리적으로 다 쓸어버릴 것 같이 노조가 행동한다. 그러면서 또 법원에 각종 소송을 냈다. 법으로 할 꺼면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쪽에서는 법을 이야기 하고 한쪽에서는 위력을 행사하는데 한 가지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사 관계 악화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 권 이사는 “아산 공장 같은 경우 매출이 반토막 됐다. 공장에 와 보면 안다. 이런 공장을 보고 누가 물건을 사고 싶겠냐. 노조가 회사가 망하길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법원으로부터 복직 판결을 받은 노동자들에 대해 권 이사는 “법원이 최종 확정 판결을 한 것이 아니지 않냐. 회사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그에 맞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부로 번진 노사 갈등

노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정신질환이 발병된 유성기업 소속 노동자 4명이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유성기업이 노동조합 파괴를 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불법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심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1명이 자살하고 산재 승인만 받은 노동자가 4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처럼 유성기업 노동자 3명중 1명 꼴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노동인권센터가 지난해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36%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여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이런 여파인지 유성기업 일부 조합원은 회사에 대해 극도의 감정을 드러냈다.  해고자 신분의 한 노동자는 “이 상태로는 절대로 못 물러난다. 받은 만큼 돌려줘야 된다”고 말했다. 보쉬전장 소속 노동자 정 모 씨도“삶에 낙이 없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6개월 전 부터 대전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유성기업과 콘티넨탈, 보쉬전장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낮에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밤이 되면 맨 바닥에 스티로품 깔개를 깐 뒤 침낭에 의지해 노숙을 한다.

이들이 농성을 하는 것은 검찰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노조는 검찰의 무혐의 조치에 반발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정근원 전 보쉬전장 지회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내부 자료만 해도 엄청나다. 공식 회의 문서를 통해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기 위해 회의를 하고 한 모든 증거가 있다. 이렇게 회사가 노조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증거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증거가 없다고 했다. 모두 한 통속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당한 만큼 회사도 당해야 한다. 회사에 대한 처벌 없이 용서도 화해도 없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처벌을 원하는 노사의 한 맺힌 응어리가 칼날이 돼 서로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노조 파괴' 추가 문서 나왔다.
창조컨설팅 노조파괴 제안서 본보 입수
노조원 성향분류, 향우회 접근까지 치밀

창조컨설팅이 보쉬전장의 노조 파괴 공작에 관여한 추가 문건이 확인됐다. 본부가 입수한 자료는 총 4점. 창조컨설팅이 2011년 8월에 작성해 (주)보쉬전장에 건넨 ‘회사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노사관계 합리화 컨설팅 제안서’등 총 4건이다.

창조컨설팅은 이 제안서에서 “금속노조는 갈등적 투쟁적 노사관계의 근간”으로 규정한 뒤 금속노조 해체를 목표로 삼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온건파로 분류한 집행부가 강경파로 분류된 집행부로 교체되자 이 회사는 전격적으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실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활성화를 위한 노사관계 합리화 전략회의’ 문건은 일종의 회의 보고서다. 이 문건에 따르면 회사는 조합원들의 개별 성향과 향우회 관계까지 분석하고 회사의 어용노조를 이끌 사람을 지목한다. 또 이들에 대해 만난 결과까지 상세히 보고한다.

회사는 노조 핵심간부를 한계인력 정리 대상으로 표현하고 이들에 대한 수십페이지의 채증요령을 작성하고 교육까지 진행했다.

회사는 노조 간부를 사찰할 목적으로 CCTV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 공사를 방해했다는 것을 꼬투리 삼아 노조간부를 징계하고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창조컨설팅은 노동부와 경찰, 언론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보고 사전에 치밀한 대응전략까지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편 종교단체 까지 창조컨설팅에 노무 컨설팅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창조컨설팅이 문건을 통해 공개한 회원사 현황에는  불교 천태종 소속 사찰이 회원사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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