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균 취재1팀 기자

▲ 김남균 기자
지난 달 청원군 모 재활용 업체에서 20대 지적장애 남성이 파지 압축기에 끼여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이 사고에 대해 두세 곳의 지역 언론이 단신으로 보도했다. 이에 의하면 사고를 당한 남성은 파지를 압축하기 위해 컨베이어에 종이를 옮기는 일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상 자세한 언급은 없었다.

이 장애인의 죽음과 관련해 궁금증이 더했다. 도대체 지적장애인이 어떻게 해당 업무를 맡게 되었는지, 혹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 의문점도 깊어갔다.

노동부 관계자를 통해 장애인이 사고를 당하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접했다. 또 사망자의 장애정도는 지적장애 2급이며 지휘 감독자 혹은 조력자 없이 혼자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장애인단체와 지적장애와 관련한 정신과 전문의에게 문의한 결과 지적 장애 2급의 정신적 연령은 6세에서 9세 정도였다. IQ 지수는 30에서 49 사이라고 했다. 이들은 반복된 학습과 타인의 일정한 도움을 바탕으로 제조업에서 단순한 반복 작업을 수행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정 집게를 단독으로 조정하기에는 무리라고 했다. 생각의 폭이 좁아 위험에 대한 인지와 방어 능력이 모두 미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조력자가 옆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애인권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불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활동가는 장애인 비장애인 구분 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하며 장애인의 경우 더 많은 보호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사망사고를 당한 장애인의 경우 최소한의 보호가 없었기 때문에 중대한 인권 침해라는 것이다.

반면 보통의 비장애인들의 경우 생각이 달랐다. 회사 관계자나 다른 사람들은 “정상적인 경우라면 누가 압축기에 들어가겠어요”라고 지나가듯이 말했다. 심하게 표현하면 “바보니까 사고가 났지”라고 말하는 듯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잠시드 씨를 만났다. 그의 사연은 심각했다. 51시간 연속으로 잠을 자지 않고 일했다. 48시간, 38시간, 24시간 연속 등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사실은 회사가 제출한 출퇴근 기록부에도 고스란히 나와 있어 사실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잠시드 씨는 그때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았다. 퇴근해 잠을 자고 싶다는 그에게 한국인 관리자는 “넌 힘이 세니까 괜찮아”라고 했다. 이말은 타인의 고통이나 환경에 대해 무감각하거나 관심이 없어야 나올 수 있는 말이다.

지난 11월 15일 전남 담양 펜션 바비큐장에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숯불에서 틘 불똥은 천정으로 옮겨 붙었고 순식간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국의 맛 애호가에 소문이 난 문의면 소재 모 식당. 평일에도 수백 명이 몰려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된다.

하지만 이 유명 맛집도 알고 보니 불법이었다. 150명이나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 구조는 흡사 담양 바비큐 장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를 단속했던 공무원 관계자나 식당 주인 모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5명이 사망한 끔직한 화재사망 사고도 남의 일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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