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만에 5번째 시집 펴낸 <분단시대>의 시인들

분단의 상황을 역사적으로 인식하고 극복하려고 했던 젊은 시인들이 <분단시대>를 펴냈다. 1984년 첫 발간이후 30년 만의 일이다.

김성장, 김용락, 김윤현, 김응교, 김종인, 김창규, 김희식, 도종환, 배창환, 정대호, 정원도 11명의 시인이 뭉쳤다. 당시 교편을 잡고 있거나 민주화 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예비목회자, 운동권 학생이었던 이들은 이제 국회의원, 교사, 목회자, 교수가 됐다. 대구와 청주의 작가들은 어떻게 이어졌을까. 당시 는 대구지역에서는 하나의 사건이었다고 한다.

▲ 30년 전 나왔던 시집 <분단시대·왼쪽>와 최근 나온 <분단시대>.

김용락 시인은 “경북대 사대 국어과 74학번 동기들(배창환, 김종인, 김윤현, 김형근)과 배창환의 후배인 경북대 복현문우회 회장 출신으로 5. 18관련 옥고를 치루고 나온 정대호와 김용락 등 대구 6인, 충북대 사대 국어과를 졸업하고 부강중학교 국어교사이던 도종환, 한신대를 다니다 5.18관련 제적당하고 옥고를 치루고 나온 예비 목회자 김창규, 도종환의 충북대 후배로 학생운동으로 나중에 구속까지 되는 김희식이 처음 작품을 발표해 책을 만들었다”라고 회고했다.

<분단시대> 동인지 1집《분단시대-이 땅의 하나 됨을 향하여 》(온누리)은 1984년 5월 15일에 발행됐다. 이 시집에는 배창환, 도종환, 김용락, 김종인, 김창규, 김윤현, 김희식, 정대호, 김형근의 시와 평론은 도종환의 <분단극복의 시>가 실려 있다.

이후 4권의 동인지가 <분단시대>로 나왔다. 도종환 시인은 <분단시대>로 처음 문단에 데뷔한다. <분단시대>의 동인은 대구와 청주에서 거의 무명에 가까운 시인들이었다. 등단 시인이 절반도 안 되는 비주류였다는 게 이들의 기억이다.

▲ 얼마전 청주에서 <분단시대>의 동인들이 뭉쳤다. 아직 분단시대는 끝나지 않았고, 청춘들은 중년이 됐다.

그럼에도 <분단시대>는 1984년 자유실천문인협회를 계승해 재건한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에 당당히 주역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시인들은 “<분단시대>는 창립 30년이 되면서 구성원 대부분이 한국시단의 훌륭한 중견시인으로 성장했다. 특히 도종환이라는 대중의 광범한 사랑을 받는 특출한 서정 시인을 발굴해 한국시단에 등장시킨 것은 <분단시대> 동인의 가장 큰 문학사적 업적가운데 하나이다. 도종환을 비롯 <오월시>가 발굴한 윤재철, <시와 경제>에서 등단시킨 박노해 등은 80년대 동인지문단이 배출한 기억할만한 문학적 업적임에 분명하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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