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은 만병통치약?… 3500년전 진통제 사용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약물 가운데 아스피린만큼 많은 약효를 내는 것도 드물다.

초기에는 열을 내리고 진통을 가라앉히는 데 주로 쓰였지만, 해가 갈수록 더 많은 질병 예방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인류가 아스피린의 효능을 확인한 것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5세기경 히포크라테스는 해열과 진통 효과를 얻기 위해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즙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즙에 들어있는 '살리실산'이라는 물질이 해열과 진통 효과를 낸다는 사실이 밝혀진 때는 19세기. 1897년 독일 바이엘사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살리실산에 아세틸기를 붙여 '아스피린'이란 제품으로 내놓는 데 성공했다.

아스피린이 체내에서 약효를 내는 과정이 밝혀진 것은 1970년대. 발열.통증.염증의 원인이 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생성을 아스피린이 억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1980년대 들어서는 아스피린이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발병 가능성을 낮춰준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혈소판에서 만들어져 혈액응고를 일으키는 물질의 작용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2002년 '항혈소판 연구인 협회'는 영국의학저널에 새로운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2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스피린이 뇌졸중과 중풍의 발병 확률을 25% 감소시키고 심근경색 발병 가능성을 33% 낮춘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아스피린이 혈관 질환과 관련 장애로 인한 사망률을 17% 줄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스피린은 암 발생 가능성도 크게 낮춘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95년 미국 하버드의대가 12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아스피린을 최소 10년 이상 장기복용한 경우 결장암에 의한 사망률이 44% 줄었다.

아스피린은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이 증후군은 좁은 공간에 장시간 앉아 있거나 몸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허벅지나 종아리의 심정맥에 피가 응고돼 일어난다.

응고된 혈전은 정맥의 내부 벽으로부터 분리된 뒤 폐로 이동해 폐동맥을 차단하는 '폐색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뉴질랜드 오클랜드 의대 연구팀은 아스피린이 심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의 발병 확률을 각각 29%, 43%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의학전문지 '란셋'에 발표했다./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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