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전체 31명 중 전업의원 19명, 나머지는 생업 따로
생업과 관련된 상임위 가지 말아야···도의원 2명 '무시'

“저 의원은 생업이 뭐지?” “우리동네 의원 생업은 뭘까?” 이런 궁금증을 한, 두 번 가져봤을 것이다. 특히 의정비 인상문제가 언론에 오르내릴 때 많은 도민들이 이런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지방의원들의 면면을 알 수 있는 의회 홈페이지를 열어봐도 이런 사실이 잘 나오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의원외 생업을 명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러는 출마하기 전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 이름을 가족이나 다른 사람 앞으로 돌려놓는 사람들이 있다. 때문에 사업체로 인해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지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원들은 이런 꼼수를 부리지 않아야 함은 물론 공인인 이상 자신의 생업과 겸직을 도민들이 많이 보는 의회 홈페이지에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충북도의회·청주시의회 의원들의 생업과 겸직에 관해 취재했다.

▲ 충북도의원 전체 31명 중 전업의원은 19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2명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사진은 도의회 본회의

지방의원들은 ‘지방자치법 제35조(겸직 등 금지)’에 의해 임기 개시후 1개월 이내에, 임기 중 다른 직에 취임한 경우에는 취임 후 15일 이내에 지방의회 의장에게 서면으로 겸직을 신고해야 한다. 겸직금지 해당 직업은 사퇴해야 하고, 그것이 아닌 것은 겸직신고를 해야 하는 것이다. 보수를 받지 않아도 하도록 돼있다. 이 때 서식에 따라 겸직기관, 직위, 재직기간, 보수수령액을 신고해야 한다. 그래서 만일 다른 직을 겸하는 것이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의장이 사임을 권고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안 지키는 의원들이 많다.

 

충북청주경실련은 지난 9월 16일 지방의원 겸직신고현황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충북도내 전체의원 162명 가운데 80명이 겸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겸직신고를 하지 않거나 했더라도 보수 수령내용을 밝히지 않아 실제로는 의정활동 외에 개인사업 등으로 보수를 받는 의원이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충북도의회는 전체 31명중 28명, 청주시의회는 38명 중 8명만 신고했다. 도의회는 많은 사람들이 신고한 편이나 재직기간과 보수수령액이 빠져 ‘앙꼬없는 찐빵’이 됐고, 시의회는 겨우 21%만 신고해 불성실하다는 지탄을 받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에게 충분한 안내를 했다”고 말했으나 실적은 너무 저조하다.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선거 때는 이런 저런 직책 다 써넣는 사람들이 당선 뒤에는 밝히지 않는다. 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의정비 인상을 요구하는 건 문제다. 겸직하고 있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안된다고 해도 시민정서에는 反한다. 시민들은 의원들이 거의 전업 의원인줄 알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뒤 시민들은 ‘그럼 의원은 취미활동이냐’는 말까지 나왔다”며 “겸직의원 숫자가 줄지 않는 한 지방의원 의정비 현실화 요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북도의원 전체 31명 중 생업이 따로 있는 의원은 12명으로 나타났다. <도표 참고> 그런데 이들 중 김인수, 박우양 의원은 도의회 홈페이지 개인 프로필 란에 생업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김 의원은 아예 안 썼고, 박 의원은 겸임교수 경력만 넣고 도원농장 경영인인이라는 사실을 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가 의원들의 생업과 관련해 현재 제재하고 있는 것은 관련 상임위에 가지못하게 하는 것 밖에 없다. 그러나 이 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다. 행정사로 ‘임회무 사랑방’ 대표로 있는 임회무 의원은 행정문화위원장, (합)대한건설 대표와 노루페인트 대표로 개인사업을 하는 김인수 의원은 산업경제위원회 소속이다. 도의회 사무처는 미리 의원들의 겸직현황을 조사해 관련 상임위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고 했으나 두 사람의 상임위 배분은 문제로 지적됐다. 또 청주시의회 김태수 의원은 보험총괄법인 스마트라이프 본부장이나 기획경제위원회 소속이다. 이에 대해 충북청주경실련은 “위원회를 바꾸거나 겸직 회사를 사직하라”고 쐐기를 박았다.

전업 도의원들의 전직은 대체 뭘까?
기초·광역 지방의원 출신 14명으로 압도적


새누리당 충북도의원 중에서는 김봉회·김양희·김학철·박병진·박종규·박한범·엄재창·윤은희·임병운·임순묵·최광옥 의원이 다른 직업 없이 의원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영주·연철흠·이광진·이광희·이숙애·이의영·장선배·황규철 의원이 전업 의원이라고 말했다.

그럼 이들의 전직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살펴보니 전직 의원 출신들이 압도적이다. 새누리당 김봉회(증평)의원은 증평농협조합장 3선을 지내고 제9대 도의원을 역임했다. 김양희 의원(청주2)은 충북청소년종합지원센터장을 지내고 역시 제9대 도의원을 지냈다. 김학철 의원(충주1)은 윤진식 의원 보좌관, 윤은희 의원(비례)은 새누리당충북도당 여성팀장, 임순묵 의원(충주3)은 새누리당 충주시당원협의회 정책위원을 역임했다.

그리고 박병진 의원(영동1)은 영동군의원, 박종규 의원(청주1)은 청주시의원, 박한범 의원(옥천1)은 전 옥천군의원, 엄재창 의원(단양)은 단양군의장, 최광옥 의원(청주4)은 청주시의회 부의장 출신이다. 충북도내 최다선 의원인 최 의원은 청주시의원 4번과 도의원 1번을 지냈다. 임병운 의원(청주10)은 새누리당 청원당협 조직국장과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영주 의원(청주6)과 이광진 의원(음성2), 이광희 의원(청주5), 장선배 의원(청주3), 황규철 의원(옥천2)이 제9대 도의원을 지냈다. 연철흠 의원(청주9)은 청주시의장, 이의영 의원(청주11)은 청원군의장 출신이다. 연 의원은 청주시의원 3번을 지냈다. 초선인 이숙애 의원(비례)은 청주시자원봉사센터장을 역임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