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세계작은도서관 ‘시를 사랑하는 어른신 모임’… 낭송하면 감동 배가

지난 시월의 마지막 날에 청주가경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시낭송회를 열어 스스로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시낭송에 푹 빠져 눈물을 훔치며 서로를 위로했다. 은세계작은도서관의 ‘시를 사랑하는 어른신 모임’ 일명 ‘은시모’회원이 중심이 되어 자리를 마련한 6번째 시낭송회다. 국화꽃이 놓이고 작은음악회도 병행해 풍성한 가을행사가 됐다.


시낭송회의 사회를 맡고 있는 김종은 사서는 “낭송자들의 시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울컥거리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노래는 못 불러도 시낭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창작시는 스스로 낭송하면 감동이 배가 된다”며 낭송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지난 회에서 오영재 시인의 <늙지마시라>를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낭송해 “당구 700에 낭송도 700”이라는 칭찬을 받은 선종열 씨는 단골 낭송자다. 지금까지 유치환의 <행복>, 김춘수의 <꽃>, 이해인의 <어머니의 섬>, 정지용의 <향수> 등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추억의 시들이 무대에 올라 공감을 받았다.

특히 한 해가 기울어가는 길목에서 나짐 히크메트의 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과 같은 시를 노인들이 함께 귀기울여 듣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서재학 씨는 담담하면서도 울림있는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했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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