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합리화뿐 반대에 대한 설명은 없어 의심

시골학교에도 이라크에 대한 지도자료가 내려왔다.

고 김선일씨 피살에 따른 전교조의 파병반대 교육에 맞서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라크 추가파병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교과서 보완 지도자료를 작성해 전국 초.중.고에 배포했기 때문이다.

   
▲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이라크에 대한 교과서 보완 지도자료.
음성교육청도 예외는 아니어서 12일 교육부에서 직접 택배로 받아 37부를 각 학교에 배포하고 5부는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료를 읽어보면 이라크 파병의 정당성만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며 특히 테러 예방 행동 수칙 및 신고 요령가운데 행동수칙으로 억류·납치됐을 때 대처상황을 기술하고 있어 일선 교사와 학생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료는 '이라크, 어떤 나라인가?' '이라크에 평화를!' '이라크 사태로 살펴보는 테러이해'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라크, 어떤 나라인가?'에서는 이라크에 대한 자연환경, 역사, 주민종교,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지도와 함께 비교적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두번째 '이라크에 평화를!'이라는 제목의 장에는 이라크에 대한 파병의 정당성이 담겨있다.

이곳에서 교육부는 평화·재건사업 추진 배경, 한국 NGO의 이라크 지원사업, 한국군의 평화유지 활동 및 이라크 지원 방향 등을 설명했다.

자료에서 교육부는 이미 파견된 서희·제마부대의 활약상을 소개하며 파병의 정당성을 눈에 띄게 홍보하고 있다.

예로,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나시리아 외에도 한국군이 활동중인 곳 어디에서나 "꼬레, 꼬레(코리아, 코리아)"를 외치며 환영하는 주민들의 모습과 지금까지 서희·제마부대에 대한 현지인들의 적대적 행위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사실에서 우리 한국군의 활약상을 짐작할 수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이 자료에는 제마부대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하고, 3~4일을 걷거나 바그다드에서 차량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으러 올 정도로 `한국군의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이라크 사태로 살펴보는 테러이해'의 장에서는 테러의 정의·특짚유형, 테러 예방 행동 수칙 및 신고 요령을 설명했다.

자료는 만일 인질로 억류되었거나 납치 감금을 당했다면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하라는 대로 응하고 급작스러운 행동을 피하고 탈출 성공 가능성이 아슬아슬하다고 판단될 때, 100% 탈출 자신이 없으면 탈출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적고 있다.

또한 납치된 사람이 여럿일 때는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처신하고, 납치범에게 위협적인 인상을 쓰는 것은 금물이며, 납치범과 눈이 마추치는 것도 피하고 납치범들이 무엇인가를 물어올 때는 되도록 짧게 자연스러운 자세로 대답하고 화를 내지 않는다고 기술하며 테러에 대한 신고요령으로 끝을 맺었다.

그러나 교육부는 자료에서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추가파병을 왜 반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심정이다.

영문판 알자지라 인터넷신문은 고 김선일씨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한국군의 이라크파병'에 대한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를 기사말미에 올렸다.

70%가 넘는 아랍권의 주민들이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반대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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