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민병희․곽노현 전․현직 교육감이 말하는 ‘혁신학교’

‘혁신학교’를 고민했던 전․현직 교육감이 만났다. 김병우 충북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은 2014충북학교혁신한마당 행사에 참여해 김용 청주교육대 교수의 사회로 ‘학교혁신의 과제와 전망’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민병희 교육감은 “이번에 재선에 성공해 혁신학교 제2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학생인권조례를 제외하고는 공약을 모두 실천했다. 교실에 복지가 있어야 한다. 시설복지와 학생 복지, 교직원의 복지를 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 ‘혁신학교’를 고민했던 전․현직 교육감이 만났다. 김용 청주교육대 교수(사진 왼쪽부터 차례로)의 사회로 김병우 충북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이 ‘학교혁신의 과제와 전망’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곽노현 전 교육감은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최근에 책을 펴냈고, 교육관련 해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꼽아보니 교육감으로서 701일 동안 있었더라. 학교혁신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는 것에 그쳤지만 그 다리가 삐뚤빼뚤해도 누구도 뽑아버리거나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13명의 진보교육감들이 더 반듯한 다리를 놓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김병우 교육감은 “새내기 교육감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 고민하면서 4개월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교사의 잡무가 줄어야 한다

학교가 바뀌려면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나야 할까. 곽 전 교육감은 “교원업무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혁신은 교사로부터 나온다. 어떠한 휘황찬란한 제도가 나온다고 해도 교실에서 체감되는 변화가 없으면 허망한 것이다. 교원행정실무사 배치를 제도화해야 한다. 지난 MB정부가 교사와 학교를 경쟁시키면 교육이 발전한다고 봤다. 시대착오적인 발상이었다. 교사들이 협력하려면 일단 잡무가 줄어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 교육감은 “경제논리로 사회규범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연구학교는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만 보고서만 내는 것으로 끝난다. 아직도 교육에 있어 ‘수요자’라는 표현을 쓴다. 경제논리로 교육을 바라보기 때문에 성적지상주의 정책이 나왔다. 성적을 뒤집어 적성의 시대로 가야 한다. 대학입시제도를 바꾸려면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면 된다. 즐겁게 공부했을 때 대입결과도 좋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교육의 본질이 중요하다. 교육은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다. 시대의 부름을 따라 이제는 학교가 바뀌어야 한다. 산업화시대의 기준과 지식정보화시대의 기준이 다르다. 핵심역량을 키워야 한다. 미래사회의 요구는 암기력, 독해력이 아니라 상상력과 지구력, 문제해결력 등이다. 아이들에게 틈을 줘야 생각하고 꿈꿀 기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교는 꿈 공장이 돼야 한다. 인간의 최종 상품은 꿈이지 않는가. 지금 학교문화는 옛 프레임에 갇혀있다. 혁신학교를 통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교육자치 제대로 구현돼야

민 교육감은 “일선학교에 일부러 불시에 간다. 먼저 아이들과 교사들의 표정부터 살핀다. 아이들도 인간이다. 올바른 인격체로 대우해줘야 한다. 많은 걸 배워도 남는 게 없는 교육은 이제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곽 전 교육감은 “교육부도 문제다. 교육부는 유․초․중등교육에서 손을 떼야 한다. 교육자치가 법률적으로 보장돼 있는데 아직도 중앙집권적인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17명의 교육감을 뽑아놨으면 맡겨놓아야 한다. 교육부 장관도 도 단위 교육감에서 나와야 한다.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과거 이주호 장관시절 약속했던 내용들이 뒤집어지고 있다. 대학입시 기준을 놓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모여 집단토론을 해야 하는 마당에 거꾸로 감시와 견제를 교육부가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공교육은 민주주의를 실현되는 장이어야 한다. 하위 30%의 성적부진학생들을 깨우지 못하면 변화는 없다. 교육부는 이를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혁신학교를 시작할 때 가산점을 놓고 치열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주지 않았다. 지난 1기 때 700개의 혁신학교가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 진짜가 삼분의 일만 돼도 성공한 것이다. 교육부가 수 십 년간 할 수 없었던 공교육 변화를 진보교육감 몇몇이 단기간에 이뤄냈다”라고 평가했다.

김 교육감은 “충북은 ‘행복씨앗학교’라고 정하고 준비학교 신청을 받았는데 굉장히 호응이 좋았다. 내년에 우선 10개교를 지정 운영하려고 한다. 충주 남산초는 충주에서 제일 큰 학교인데 혁신학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큰 단위 학교가 바뀌면 파급력이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 교육감은 “MB정부 때 작은학교 통폐합을 추진했다. 그 기준을 적용하면 강원도는 45%가 없어져야 했지만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얼마 전 창조경제 3.0경연대회에 출전해달라고 해서 상도 받았다. 61개 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했다고 주는 상이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이처럼 다르다”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4년 동안 충북사람들은 다른 시도에서 혁신학교를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워했다. 그간 교사, 학부모들도 연수를 통해 공부를 많이 했다. 충북은 소규모 학교가 많다. 통폐합 정책은 문제가 많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로 마치 과일나무를 접과 하는 듯이 정책을 펴고 있다. 인공호흡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살려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어요”
2014충북학교혁신한마당

2014충북학교혁신한마당이 1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6시까지 교육정보원에서 개최됐다. 2014 충북학교혁신한마당은 충북의 많은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자발적으로 준비한 행사다.

2014충북학교혁신한마당은 전시, 체험마당, 주제마당, 본마당으로 이루어졌다. 주제마당은 모두 5개 주제마당으로, 학생자치마당, 청소년인권마당, 교육과정과 평가혁신마당, 교직원마당, 학부모와지역사회마당으로 진행됐다.

학생자치마당에서는 서울의 삼정중학교과 경기 흥덕고의 학생들이 직접 와서 학생자치활동의 사례를 발표하고 토론회를 벌여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교육과정과 평가혁신마당에서는 서울상현초와 서울국사봉중의 교육과정 혁신 사례 발표, 강원 광정초의 평가혁신 사례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학부모와 지역사회마당에서는 서울 구로금천 혁신지구 사례 발표, 전남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사례 발표, 충북도의원의 학교혁신에 대한 이야기와 학교혁신을 위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역할토론을 했다.

본마당에서는 ‘학교혁신으로 공교육정상화를’이라는 주제로 경희대 성열관 교수의 기조강연과 진보교육감 대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교육감들에 물었다. “혁신학교란 무엇입니까”

김병우 교육감
"학교혁신은 매번이다“
생각할 때마다 매번 두근두근하니까.

민병희 교육감
“학교 혁신은 민심이다”
민병희 교육감의 마음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한 백성의 마음이다.

곽노현 전 교육감
“학교혁신은 실질적 민주주의를 위한 과정이다”
학교는 아이를 민주시민으로 길러내야 한다. 그것이 최대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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