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연병환 선생 유해 88년만에 중국에서 봉환식

증평 출신으로 ‘4형제 독립운동갗의 맏형인 애국지사 연병환(延秉煥·1878~1926) 선생의 유해가 88년 만에 국내로 봉환·안장됐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상하이 쑹칭링(宋慶齡) 능원에서 연병환 선생의 유해를 봉환하고 공항 입국장에서 봉환식을 했다.

이날 봉환식에는 선생의 종손인 연규은씨(71) 등 후손과 연재윤 증평군 주민복지실장, 송기민 애국지사연병환·연병호선생선양사업회장 등이 함께했다.

연병환 선생 유해는 이날 미국에서 봉환된 이살음(李薩音·1892~1966) 선생 유해와 함께 오후 4시 국립대전현충원 5애국지사묘역에 안장됐다. 안장식에는 홍성열 증평군수도 참석했다.

연병환 선생 유해는 지난달 30일 후손과 보훈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파묘해 존재가 확인되면서 이날 봉환이 이뤄졌다.

연병환 선생 유해는 애초 상하이 정안사 영국인 묘지 303호에 안장됐으나 문화혁명 때 파헤쳐 상하이 송경령 능원 6구역으로 이장됐다.

연병환 선생 묘지석에는 ‘YAN PUNG HAN’이란 영문이 표기돼 있었고 바로 옆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로 1993년 8월 국내에 유해가 봉환된 박은식(1859~1925) 선생 묘지석이 자리하고 있다.

연병환 선생은 1908년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지현(延吉縣) 해관(海關)에서 근무하면서 1919년 간도 룽징(龍井) 3·13만세시위운동에서 독립운동가를 후원하다 일제 경찰에 붙잡혀 2개월의 처벌을 받았고 1920년 상하이로 옮겨 대한인거류민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려 2008년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다.

아우 연병호(1894~1963) 선생을 비롯해 친딸인 연미당(1908~1981)과 백범 김구 선생의 최측근이었던 사위 엄항섭(1898~1962), 이들 부부의 딸 엄기선(1929~2002) 등 아우와 자손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독립운동가 일가를 이루고 있다.

◇종손 연규은씨 “유해 봉환 감사”

연병환 선생의 종손(從孫)인 연규은씨(71)는 자신이 그토록 찾았던 큰할아버지 유해를 조국에 모신것에 대한 감회가 크다.

연씨는 연병환 선생의 아우인 애국지사 연병호(1894~1963) 선생의 손자로 1997년 9월 19일 중국에서 영주 귀국해 할아버지 고향 증평에서 살고 있다.

연씨는 1992년 큰할아버지 유해가 상하이에 묻혀 있다는 것을 서류상 확인한 채 유해를 찾지 못하고 조국에 왔다. 그 뒤 큰할아버지 묘소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고 중국에서 결혼해 사는 큰딸(연정홍)이 수소문 끝에 2011년 10월 상하이 쑹칭링능원관리처에서 묘비를 확인했다는 내용을 이메일로 보내오면서 연병환 선생 유해 봉환은 본격 시작됐다.

연씨는 지난달 30일 부인(허시복), 둘째딸(연복순)과 함께 쑹칭링 능원에 가서 묘비에 영문으로 ‘YAN PUNG HAN’이 표기된 연병환 선생 묘소를 파묘해 항아리 안에 모셔진 유해를 확인했다.

연씨는 “중국 정부에서 특별 관리하는 묘역에 큰할아버지 유해를 잘 모셨던 것에 감사하다”며 “중국 정부가 파묘와 유해 안치 과정에서 극진히 예를 갖춰 의식을 진행했고 소요 경비 부담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고마워했다.

도움을 준 국가보훈처와 증평군 등에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연씨는 “큰할아버지 유해를 모셔왔고 독립기념관에는 할아버지 어록비가 제막됐으며 항일역사공원도 조성되고 있다”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게 이뤄졌고 후손으로서 감개무량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충북 출생 순국선열 434명

광복회 충북지부는 제75회 순국선열의 날인 17일 오전 11시 청주 삼일공원 항일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순국선열은 1945년 8월 14일까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애국지사다.

국가보훈처 인터넷 홈페이지 ‘나라사랑광장’에 등재된 충북 출생 인물은 434명(충남 면천 1명 제외)이다.

운동계열로는 3·1운동이 162명으로 가장 많고 의병 101명, 국내항일 36명, 광복군 15명, 학생운동 10명, 미주방면 5명, 일본방면(문화운동) 5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훈격으로 보면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사람인 손병희 선생이 유일하게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받았다.

대통령장은 이상설·신홍식·신석구·신규식·권병덕 선생 등 5명이, 독립장은 조동호·연병호 선생 등 35명이다.

애국장은 이기석·경권중 선생 등 103명, 애족장은 임창무·신흥구 선생 등 185명, 건국포장은 김명진·안병구 선생 등 17명, 대통령표창은 연병환·이용기 선생 등 84명이다.

지역별로는 청주(청원) 86명, 영동 59명, 제천 57명, 괴산·증평 50명, 충주 42명, 옥천 39명, 음성 36명, 보은 22명, 단양 19명, 진천 18명, 기타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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