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완벽, 예산 낭비 vs 기상이변 대비 안정성 확보
대림산업컨소시엄 선정에 ‘입찰 의혹’ 일어 파장 예고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사업 추진과 관련, ‘꼭 필요한 사업이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 사업과 입찰을 둘러싸고 국내 건설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사업에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참여해 올 연말부터 4년간 총 2154억 5800만 원을 투입한다.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사업과 관련 ‘꼭 필요한 사업인가’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충주댐 치수사업 조감도. 충주댐은 계획 홍수위가 145m이며, 지금껏 이 수위까지 올라간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충주댐 왼쪽 부분에 수로터널(길이 15.8m, 길이 473m) 3개와 수문(폭 9.5m, 높이 20.1m) 6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정부는 2002년 태풍 루사와 이듬해 매미 등 초대형 태풍 피해를 겪어 2003년부터 전국 24개 주요 댐을 대상으로 증·개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4개 댐 중 15개 댐은 완료됐고, 현재 충주댐, 섬진강댐, 주암댐, 운문댐 등 4곳이 증·개축을 추진 중이다.

위험수위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수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 사업을 벌여야 하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충주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식 다목적댐으로 6억 톤의 홍수조절용량을 갖고 있다. 따라서 홍수기에 한강 인도교 수위를 1m 이상 저하시켜 홍수피해를 경감시키고 있다.

문제는 충주댐의 계획 홍수위가 145m인데 이 수위까지 올라간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점이다. 평소 저수된 물을 안전 수위까지 낮춰 논다는 의미다. 현재 충주댐 물 수위는 130.5m이며, 댐 높이는 147.5m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초대형 태풍 등 자연재해가 생겨도 충주댐은 치수능력에 있어 완벽함을 보여 왔다.

더욱이 현재 설치된 수문 6개 모두를 끝까지 개방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치수능력 증대사업이 필요한 것인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

여기에 충주댐을 만들 때 현재의 수문 6개와 별도로 2곳의 수로를 만들어 보조역할을 할 수 있음에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또 다시 수로와 수문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지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심의위원 50명 중 30명’ 수공 임원

아울러 콘크리트 중력식 다목적댐이라 설사 홍수가 나 댐 위로 물이 넘쳐도 붕괴될 위험성(소양감댐은 사력댐이라 범람 시 댐 붕괴)이 적어 ‘필요성’에 대한 의문점을 더 키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초대형 태풍이 와도 평소 수위를 낮춰 놓기 때문에 위험성이 없는데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라며 “감사원 등이 나서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공 충주권관리단은 잦아지는 기상이변에 대비한 치수능력 증대사업으로 댐 안정성을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수공 충주권관리단 관계자는 “현재는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앞으로 수해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평시 대비는 아니다”라며 “이상기후 때문에 필요한 것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획 홍수위까지 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적은 없지만 설령 계획 홍수위까지 올라가도 안전하다”면서 “과거 댐을 만들 때 2곳의 수로를 만들어놓은 것은 물길을 돌리려고 만든 것으로 현재는 물을 내보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충주댐 치수능력 사업이 마무리되면 최대 방류량이 기존 초당 2만 6680㎥에서 3만 3700㎥로 7020㎥ 가량 늘어난다”며 “댐 안정성 확보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댐 주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16일 턴키(설계·시공 일괄)방식으로 진행된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사업에 대한 개찰을 통해 대림산업 컨소시엄을 최종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했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낙찰금액은 2145억 9600만 원으로 이는 공사예산 대비 낙찰률이 99.6%에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대림산업(45%)과 계룡건설산업(20%), 한진중공업(10%), 수자원기술(10%), 대흥종합건설(10%), 경우크린텍(5%) 등으로 구성됐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설계심의에서 90.1점을 획득해 경쟁을 벌였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81.6점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대림 선정될 것’ 여름부터 소문 무성

당초 2개 컨소시엄이 대결한 이번 설계심의에서 대림산업 컨소시엄과 현대건설 컨소시엄 간 8.5점 차이가 도출되자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수자원공사의 설계심의 위원 구성 자체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총 50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중 60%인 30명이나 수자원공사 내부 임원들로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자원공사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업체를 충분히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림이 입찰을 받을 것이란 소문은 최종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되기 전에 났다.

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 내부에서 대림이 선정될 것이란 소문이 올 여름부터 무성했다. 특정대학 학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소문도 파다하다. 특정대학 교수와 컨소시엄 구성업체 간부들이 공모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개 컨소시엄만 경쟁한 상황에서 특정 컨소시엄 설계점수가 지나치게 높게 나온 배경이 궁금하다”며 “특정대학 교수와 컨소시엄 구성업체 간부들이 긴밀한 관계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도 공사금액 대비 99.6%의 최고가 낙찰가가 나온 배경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자원공사도 최근 업체 간 담합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소속이 확인되지 않은 한 인터넷 매체가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사업 입찰과 관련해 보도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거액의 금품을 요구했다는 설이 나오는 등 뒷말이 무성한 만큼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은 ‘해당 사업이 꼭 필요한지’, ‘입찰과정에 불미스런 일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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