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을 통해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현재에 맞게 재해석한 퓨전 음악 즐겨

▲ 박금옥 주부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일생을 바치기에는 한 번 뿐인 삶이 허무하다. 돈 버는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자는 현명한 주부들을 만났다.

“복지관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였다. 무대에서 북을 치며 창을 하던 사람의 모습을 보시던 어르신들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나 또한 덩달아 흥이 났다. 그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하고 우리의 가락과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 학창시절 배우고 싶었던 사물놀이를 배우게 됐다.”

주부 윤선미(46)씨는 매주 화요일 사물놀이를 배우러 간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남는 시간을 동네 복지관과 요양원을 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던 그녀가 충청북도 지정 예술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호정 선생님과 인연을 맺고 사물놀이를 시작하게 된 것이 벌써 4년째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할 수 있을 줄 몰랐다. 신명나는 우리문화를 배운다는 자체만으로 좋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신나게 북을 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

한영희씨(50)는 “어릴 때 동네에서 잔치가 있을 때마다 울리던 우리 악기 소리가 심금을 울린 기억이 남아 있었는데, 함께 봉사하던 인연으로 사물놀이를 접하게 됐고, 이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배워 다른 사람에게도 내가 느낀 감동을 전하고 싶다라는 꿈도 생겼다.”

그렇게 마음이 맞는 몇 사람이 모여 시작된 사물놀이가 팀을 이루어 매주 10명 정도가 모여 수업을 받고, 1회씩 따로 모여 연습을 한다. 수준급은 아니지만 봉사활동을 다니던 복지관과 요양원 외에 다른 단체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작은 무대에 설 수 있을 만한 실력이 됐다.

복지관에서 공연 중에 앞에 나와 신나게 춤도 추시고, 공연 후에는 연신 고맙다며 눈시울을 적시던 어르신, 자식처럼 주머니에 들어있던 간식을 챙겨주시던 어르신 들. 그 마음에 감동하여 사물놀이를 배우는 것이 더 보람 있다고 말한다.


모임의 대표인 정미영씨(51)는 “몇 년 전만해도 문화센터와 학교 등에서 전통악기 수업이 굉장히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요즘은 시들해 지고 있는 것 같다. 아이돌이다 뭐다 해서 젊고 화려한 가수들만이 인기를 끌고, 잊혀져가는 우리 문화가 아쉬울 따름이다. 우리의 자녀 세대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씨알누리에서 기획하는 퓨전콘서트 십시일반에서 약 100여명이 참여하는 사물놀이 공연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한다. 많은 사람들과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씨알누리는 그것을 가능케 했다. 우리 사회도 하나 된다면 서로에 대한 비방과 험담이 아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작은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한편, 씨알누리는 충청북도 지정 예술단으로 활동하며 풍물을 통해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재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한 퓨전 음악들을 많이 선보이며 살아 움직이는 공연 예술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30여회의 공연을 통해 15000여명의 관객을 만났고, 올해도 ‘우리 지역 공연장에서 만나는 예술난장’ 등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송년 공연 ‘나눔과 소통의 퓨전 콘서트’를 통해 또 한판 신명나는 무대를 선보이며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작은 도움까지 실천할 계획이다.

주부반을 지도하는 씨알누리 장호정씨는 “주부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풍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특별히 대단한 어떤 것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함께 즐겁게 놀며, 공부하며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11월 26일 7시 30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송년 콘서트에 많은 분들이 함께 오셔서 즐기며 우리 문화로 하나 될 수 있었음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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