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대기 신청 난무…절실한 직장맘 어린이집 못 찾아 안절부절

▲ 신미양 주부
어린이집 입소가 까다로워 졌다. 요즘 엄마들 사이에선 임신할 때부터 어린이집 입소 대기 신청을 해야 원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전에는 대부분 엄마들이 집 근처나 입소문이 좋게 난 어린이집 등을 방문하여 상담하고 입소 결정을 하는 간단한 절차로 이뤄졌으나 이제는 아이사랑보육포털 사이트에 아이를 등록하고 입소대기를 신청해야만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부산, 제주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올해 4월 21일 입소대기관리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일이 그야말로 엄마들에게 ‘또 하나의 일거리’가 되어 버렸다.

어린이집 대기 신청을 하려면 우선 아이사랑보육포털(http://www.childcare.go.kr/) 사이트에서 보육서비스-입소 대기 신청에 가야 한다. 그리고 입소 대기 아기등록을 클릭하여 아기의 신상명세서를 적어야 한다.

일단 아기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쓰면 체크리스트들이 나오고 맞벌이부부나 다문화 가정 등의 우선순위로 입소 순위가 결정된다.

자기가 위치한 지역의 어린이집을 검색하면 수백여개의 어린이집들이 나오고 일일이 클릭하며 대기 신청을 하면 끝이다.

▲ 국공립 시간연장형 어린이집으로 인기가 높은 목령어린이집의 입소 대기자가 정원이 94명인데 무려 585명이나 된다.

하지만 일단 신청만 하면 뒤로 미룰 수 있고 복수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 저기 유명하다는 곳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대기 신청을 해두는 경우가 많아 정작 직장맘들이 복직하려고 어린이집을 찾을 때에는 막상 보낼 곳이 없어 안절부절 하는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3일 아이사랑 포털에 따르면 현재 오창지역 어린이집은 모두 32개로 이중 국공립이나 시간연장형, 공공형 인증 어린이집 등은 대기자수가 수개월째 수백명에 달한다.

청주시 오창읍 목령어린이집(국공립 시간연장형)의 경우 정원이 94명인데 무려 585명의 대기자가 있으며 몬테소리 교육을 하고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소문이 난 다정 어린이집(시간연장형)은 20명 정원에 132명이 대기중이다.

공공형 인증기관으로 알려진 대우햇님 어린이집은 30명 정원에 104명, 하늘정원 어린이집은 20명 정원에 109명이 각각 대기중이니 그야말로 ‘좋다’ 하는 어린이집 입소는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들다고 할 만하다.

실제 출산 후에도 밀린 업무가 많아 아이가 백일이 지난 후부터 친정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파트타임 식으로 출근을 했던 치기공사 이명진(33)씨는 정식 출근을 앞두고 어린이집을 찾다가 지쳤다.

아직 15개월 밖에 안된 아기를 맡기려면 뭔가 검증된 곳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 입소문이 좋거나 국공립 어린이집에 맡겨보려 했으나 이미 대기자가 수백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결국 집근처 어린이집을 찾지 못한 이씨는 집과는 조금 떨어져있고 차량운행을 하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기로 결정했으나 불안함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여전히 친정과 시댁에 아쉬운 소리를 하고 있다.

이씨는 “직장맘이 아니면서도 맞벌이 부부가 우선순위라서 입소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맞벌이 부부로 체크하고 나중에 필요한 서류를 어떻게든 만들겠노라 하는 엄마들도 있다”며 “정작 출근전에 어린이집 못 구해 안절부절하는 절실한 직장맘들을 위해 복수 대기 신청을 난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