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종 생태연구소 터 대표

▲ 김태종 대표
청주대학교라는 이름은 청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청주대학교와 관련이 없는 이가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처음 상과대학으로 시작한 이 교육기관은 대성초등학교를 비롯한 초·중·고등학교와 함께 청주 지역의 사립학교로 크게 자리를 잡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나는 이 학교를 설립한 두 분에 대해서는 이름 말고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이 지역사회의 교육에 대한 지대한 열정을 갖고 이 학원을 설립했다는 말은 곳곳에서 많이 들었고, 두 분의 교육에 대한 의지나, 교육열정이 남달랐다는 말도 익히 들었습니다.

청주대학교 바로 옆에서 스무 해를 넘기며 살아온 나는 직접적으로는 청주대학교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아끼는 사람들 중에 청주대학교 출신들이 많이 있고, 이 학교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주대학교를 떠올리면 무엇인가 개운치 않은 감정이 일렁이곤 했습니다. 학교에서 들리는 소문이라든가, 학교에 대한 지역사회의 평가와 같은 것에는 비교적 담담했습니다만, 명색이 종합대학이라고 하는데 청주대학교 근처에 서점이 하나도 없는 것을 비롯해서 학교가 교육보다는 영리에 관심이 있는 듯한 운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들이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청주대학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국적인 분위기였겠지만, 아무튼 철학과가 없어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고 청주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하청업체에 의해 인권과 노동권이 묵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때, 그리고 최근 사회학과를 폐과시킨다는 사실 앞에서 정말 학교가 이렇게 가도 되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서 청주대학교에 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그야말로 사학비리라고 하는 징후들이 속속 드러난다는 언론의 보도도 있었습니다. 학생과 총동문회가 이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말이며, 시민사회가 결합한 점, 그리고 거기에 도지사께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나섰다는 소식과 도의회의 입장이 제기되고 총장의 사람 됨됨이와 파행적 학교 운영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거듭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는 직접 총장의 말을 들은 일이 없으니 결국은 세간의 평가나 비판적 입장에 대해서만 들은 것이고, 그렇게 들은 말들을 낱낱이 열거하기에는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내가 들은 것이 과연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지만 그것만 가지고도 최소한 청주대학교가 교육기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사실과 크게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의 청주대학교는 공적 위치도 망각하면서 조상을 욕보이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청주대학교가 하루 속히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치를 되찾기를 바라는 것이 비단 나 한 사람의 입장은 아닐 터, 책임있는 사람의 결단을 바라며 오늘도 청주대학교에서 나오는 갖가지 소식들을 듣는데, 사태의 합리적인 해결을 통해 학교가 정상화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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