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동반산행모임 8년 ‘민들레 봉사단’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밝는 소리가’라는 시구가 절로 떠오른다. 거리에 뒹구는 낙엽도, 가을산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도 감성을 자극하기에 모자라지 않다. 가을 산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편치 않아도 길을 나서면 치유가 된다.


‘민들레 봉사단’은 매월 셋째 주 시각장애인 6명과 비장애인 6명이 짝을 이루어 산행을 한다. 12명으로 회원을 정한 것은 지원 가능한 봉고차가 12인승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칠갑산을 다녀왔다. 운동 목적으로 산에 오르는 것이니만큼 정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2시간 이상 산행이 이어지면 낙오자가 생기므로 알맞게 올랐다 싶으면 잠시 쉬었다가 되돌아온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봉사자 김학수 씨는 “서로 친하고 익숙해져서 안 보인다는 생각을 잊을 때도 있다. 상처가 될 수 있어 주로 이야기를 들으려 하고 있다. 마음이 시원해져서 돌아가면 다음에 또 오게 된다”고 전했다. 장애인과 봉사자 모두 각자 생활 속에서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것을 이렇게 함께 움직이니 규칙적인 산행이 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동반 산행은 2006년 6월 YWCA 연합봉사단으로 시작됐다. 매월 첫째 주는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짧은 산행을 하고, 셋째 주는 장거리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동반 산행을 8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 놀랍다. ‘낙엽 밟는 소리가 좋지 않냐’고 이야기 나누면서 천천히 산을 오르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