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미술관 10주년 기념전시, '보편적 미술관의 서사' 30일까지 열려

대청호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보편적 미술관의 서사'라는 주제로 30일까지 열린다. 지난 10년과 통합이후 시립미술관으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담아 미술관 로비와 조각공원까지 전관이 전시 공간이자 대상인 독특한 기획으로 구성됐다.

특히 기존 미술관 건축, 전시실, 관련인물, 전시작품 들을 소재로 다양한 시각에서 기록한 과정을 다시 전시작품으로 구성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는 총15명의 작가와 2개의 프로젝트팀이 참여했다. 대청호미술관의 기존 구조를 해체하고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대청호미술관만의 새로운 정체성 확립을 위한 고민을 드러냈다.

미술관 로비는 기존 샹들리에를 해체하여 재구성했다. 로비가 이동통로만이 아닌 공간으로서 주목 받아야 하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다. 제1전시실은 해체됐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도 대부분 멈칫했다. 아직 공사 중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날 것의 시멘트벽이 드러난 전시 공간 중앙에 해체된 벽체의 잔해가 쌓여있다. 비우기 전에는 새것을 담기 어렵겠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과감한 전시다. 뜯겨진 벽을 보며 비로소 상상력이 가동되는 느낌이 들었다.

제2전시실 안에는 지어지고 있는 미술관이 통째로 들어와 있다. 실제 건물 공사 중 표지를 지나 안전발판 위에서 건물을 조감할 수 있도록 전시했다. 거친 재료와 구성 속에서 공간 효용을 알리는 인형들을 배치한 젊은 감각이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제3전시실은 다규멘터리 영상관이다. 대청호미술관의 과거를 짚고 미래를 상상해 보는 전문인들의 인터뷰 장면을 볼 수 있다.

대청호미술관, 공간의 재구성 요구 높아

기존 공간의 해체를 메인으로 전시한 기획의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청호미술관은 미술관으로서의 보편적 공간으로 조성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예술인들은 이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

김사환 작가는 “그늘지고 음산한 느낌을 받았다. 공간과 동선이 끊겨있다”며 대청호미술관이 보편적 미술관의 정석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연영애 서원대학교 교수는 인터뷰에서 “건물구조가 갖는 허술한 느낌이 전시장 공간 전체에 걸쳐 있다. 3층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재관 쉐마미술관장도 “미술관 내부 구조에 반사체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계단과 접속재질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면서 “현재 유일한 청주시립미술관으로서 이후 본관과 연계한 분관의 기능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문의 문화재단지를 찾는 관광객이 많은 특성을 고려해 일반인 미술 접근성을 높이는 전시를 주문하거나 대청호반의 입지를 살려 자연적인 감성을 담은 전시기획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과거 미술관 건립과정의 논의까지 상세하게 인터뷰해 기록으로 남긴 이번 다큐멘터리 영상제작은 ‘대청호 미술관 10년’을 정리하고 공간의 재구성을 앞두고 있는 시기인 만큼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으로 보였다. 보편적 미술관을 경험해 보지 못한 청주시민들에게 주체적으로 미술관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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