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신철우 쉐마미술관에서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전 개최

10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청주 쉐마미술관에서 신철우 서예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전시제목은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 그의 작품을 보면서 글씨를 배경으로 한 그림 혹은 글씨의 배경이 된 그림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 지 잠시 망설였다. 자세히 보면 무엇을 중심에 두었다기보다 서로가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이다.

신철우 작가는 “이번 개인전은 그간의 사고를 이미지화한 실험적인 작품으로 구성했다. 토기에는 의도되지 않은 자연미가 있다. 원시성이 갖는 아름다움을 한국화와 서예의 경계를 넘어서서 표현해보고 싶었다”며 전시 의도를 전했다. 이 독특한 서예전은 서예가 난해하다고 느끼는 관람자도 충분히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보였다.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를 위해 분청사기를 주목한 것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분청사기 그림 안에 새겨진 물고기들의 해학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익숙한 편안함들과 대화하는 듯한 글씨도 멋스럽다.

계명대학교에서 신철우 작가를 가르친 김양동 교수는 “그릇의 원시성과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문자예술인 서예를 절묘하게 교합시켜 기성세대의 미의식에 충격과 변화를 줄 만한 새로운 작업방식”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말을 걸듯 편안한 글씨 돋보여

새기고·그리고·덧입힌 작업들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에 쓰인 글씨들이 작품 속 그림과 대화하는 듯 자연스럽다. 산골마을의 순박한 표정, 아이들의 그림, 제멋대로인 듯 하지만 균형 있는 자연의 질서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그의 장난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그림같은 글씨가 살아있는 듯 느껴졌다.

올해만 해도 청주의 미술관에 5번이나 작품을 걸며 왕성한 전시활동을 하고 있고, 청주미술협회 서예분과위원장과 충북미술협회 국제분과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서예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신 작가는 “마흔을 넘기면서 더 늦기 전에 평소 마음에 담아 뒀던 창작의 방식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현대 서예문화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예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즐겁고 자유로운 창작예술의 영역으로서도 확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충북민예총에서 ‘서예문화 속에서 새로운 제품, 서비스, 콘텐츠를 찾자’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2014 서예란 무엇인가’를 제목으로 전통적 서예의 고찰을 통해 현대적 서예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 바 있다.

사라진 ‘모필문화’에 대한 애정도 크다. 손끝과 붓끝이 갖는 섬세함과 풍부함을 느끼고 감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서예의 기본 기술이며 작품에 임할 때 붓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서예 분야 젊은 예술인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즐기며 도전하는 청년 서예가의 존재감이 만만치 않다. ‘소박한 원형미와의 조우’전은 작가에게나 지역 예술계에 특별히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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