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음성지역 최하 점수 받자 ‘끼어넣기’ 실감
‘후보지에서 오송 탈락되자 반발 고려해 넣었다?’

신행정수도 후보지에 진천·음성지역을 ‘끼어넣기’ 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곳은 국가균형발전효과, 국내외에서의 접근성,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 삶의 터전으로서의 자연조건, 도시개발비용 및 경제성 등 5개 항목에서 모두 최하 점수를 받았다. 총점면에서도 진천·음성은 1위를 한 연기·공주의 88.96점보다 무려 22.09점이나 뒤진 66.87점에 그쳐 ‘게임 자체가 안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항간에서는 유력한 후보지로 회자되던 충북 오송이 탈락되자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에서 충북도민들의 반발을 고려,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자리 이름을 얻고 한 때 수도이전 자리로 거론되던 진천·음성을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았다. 충북도 고위 관계자조차도 ‘이 지역이 왜 후보지로 들어갔는지를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의외의 장소였던 것.

5일 행정수도의 입지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진천·음성지역 주민들이 보인 반응은 한마디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는 것이다. 기대조차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는 의견들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들러리’ 였다는 사실을 확인해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진천군의 이종호(60)씨는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결과가 이렇게 나오고 보니 당초 얘기대로 들러리였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 지역 주민들은 이번 기회에 진천·음성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지역들이 후보지에 포함되면서 충북도내에는 한 때 심각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원종지사가 진천·음성보다는 내심 연기·공주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식의 말들이 퍼져 나가면서 도내 중·북부권의 반발이 터져나온 것이다. 안 그래도 평소 소외론을 주장해온 이들은 “당연히 진천·음성지역을 밀어야 할 충북도가 연기·공주지역을 원한다는 것은 청주권 위주의 발전만 생각했기 때문 아니냐”며 이지사에 대한 반감을 쏟아냈다. 음성군의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지사는 후보지 평가발표가 있던 5일 “도내 후보지인 진천·음성이 높은 평점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마디 거론한 뒤 이 지역에 중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산업 및 과학기술 관련 기관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허탈감을 고려해 이 곳을 디지털기업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것이나 얼마나 실현가능성이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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