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는 누구의 잘못인가

▲ 정혜원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업주들의 걱정거리 중 하나는 ‘카드 수수료’다.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결제를 하면 제 가격 그대로의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카드결제를 할 경우, 카드 수수료를 카드사에 일정금액 지불해야 한다. 업주에게는 어느 정도 손해가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래서 어느 업주들은 아예 카드를 받지 않기도 한다. 혹은 현금결제를 하면 가격을 더 깎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 권리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업주들만 손해를 보니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맞서고 있다. 또 아예 근본적인 문제인 카드사의 횡포를 규탄해야 한다는 생각들도 있다. 이에 대한 업주들과 소비자들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한 모씨(43)는 카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한다. 한씨는 “가격이 비쌀 때 카드결제를 하는 것은 이해한다. 요즘 현금은 많이 안 가지고 다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하지만 소액을 카드결제 할 때는 조금 야속한 마음도 든다. 수수료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어떤 때는 수수료를 내고 나면 정말 남는 게 없는 달도 있었다.”라고 하소연했다.

“물론 이것이 소비자의 자유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이 업주라면 어떨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아니면 카드사가 수수료를 낮춰주었으면 한다. 업주들과 손님들 간에 얼굴 붉히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살고 있는 박 모씨(21)는 용돈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그는 돈을 마구잡이로 쓰게 될까 봐 현금은 잘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만 원 이하의 가격은 현금으로 결제하는 편이다. 그런데 얼마 전 박 씨는 카드결제를 하다 업주에게 기분이 상했다고 한다.

“2만원 정도 하는 금액을 카드로 계산했다. 그런데 업주가 갑자기 표정을 확 굳히더니 짜증난다는 말투로 웬만하면 현금으로 결제하라고 하더라. 솔직히 좀 어이가 없었다.”라며 그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카드수수료를 가져가는 건 카드사인데 왜 소비자한테 화풀이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내 돈을 쓰고도 눈치를 봐야 하는가. 이건 엄연히 카드사와 업주가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카드계산을 하면 더 비싸게 받는 것도 엄연히 소비자 권리 침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업주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주들 때문에 기분이 좀 나쁘다. 업주들의 마음은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것이 소비자의 권리 침해로까지 이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는 서로 기분 상하게 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뭉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부모님께서 가게를 운영하신다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 주성동에 사는 권 모양(18)은, 업주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을 동시에 이해한다고 말했다.

“나는 어떻게 보면 업주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한다. 부모님의 가게 일을 도와드리다가 계산할 때 카드를 받으면 수수료를 먼저 떠올린다. 나도 가끔은 다른 가게에 가서 카드결제를 하는데도 말이다. 사실 이것은 카드사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결국 카드를 많이 사용하면 카드회사에만 이익이 간다. 업주와 소비자가 싸워봤자 아무런 이익도 없는 것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업주들은 소비자에게 잘못을 돌릴 것이 아니라 카드사에 돌려야 한다. 계속해서 수수료 인하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니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당장 해결되긴 어려운 문제다. 권 모양의 인터뷰처럼 한동안은 업주와 소비자 간에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비로소 건강한 경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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