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도교육청상황실에서 있었던 도교육청과 전교조의 정책협의회에서 지난 3개월간 논쟁이 되었던 인문계고등학교의 ‘0교시 수업’에 대해 양측이 고3 수험생에 한해서만 0교시 수업을 허용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또한 보충자율학습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를 도출해냈으며, 이로써 양측의 지루한 공방은 일단락되었다. 이번 합의에 대해 전교조 측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6월30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는 ‘0교시 폐지와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충북 일반계 고교 교사 351인 선언’이 있었다. 전교조는 이날 선언에서 지난 4월9일 도교육청과 전교조의 단체교섭에서 양측이 합의한 사항을 도교육청이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결의한 사항마저 흐지무지하는 무책임과 무소신의 전형’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0교시 폐지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 등교시간을 8시40분 이후로 조정하라는 것과 수준별 보충학습 실시, 야간자율학습의 시간제한, 심야 특별반 해체 등 종전의 요구사항을 재차 요구했다.
이후 7월1일 도교육청과 전교조는 정책협의회를 갖고 0교시수업과 보충자율학습에 대해 8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3개항에 대해 합의했다.
이번 정책협의회의 주요쟁점 역시 ‘0교시 수업’의 존폐여부였다. 협의에서 양측은 기본적으로 0교시수업 폐지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하고 2가지 해결방안을 제시, 학교장이 교무회의를 통해 교사들의 투표를 거쳐 택일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첫째는 6월5일 일반계고등학교의 교장·교감회의에서 도교육청이 제안한 내용으로 등교시간을 일률적으로 8시20분에서 40분사이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의 등교시간을 20분~40분 늦추는 방식으로 0교시를 하지 않고 1교시를 당겨서 실시한다는 방안이다. 두 번째 방안은 전교조가 내놓은 방안으로 고1?2학년은 8시30분 이후에 등교하고 고3은 현재와 동일하게 0교시수업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교조충북지부 남성수 정책실장은 이러한 전교조의 결정에 대해 “자칫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이 될 우려가 있어 그럴바엔 1?2학년만이라도 여유를 주자는 것이 전교조의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8시30분까지 등교하는 1?2학년은 3학년과의 수업종료시간의 균형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1교시를 9시에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또한 각 학교의 교무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선학교의 교사들에게 전교조의 안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양측은 이 외에도 수준별 보충학습을 학생의 건강권과 입시를 고려하여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하되, 주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1?2학년은 3학년과 차등을 두며, 학생의 교과선택권과 교사의 희망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점에 합의했다. 또한 도교육청과 전교조는 ‘0교시 수업’ 폐지와 관련, 이번 합의사항을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에게 적극 홍보하여 이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불식하고 공교육 정상화와 학력신장을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한편 이번 합의 내용은 2004학년도 2학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 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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