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다음달 초 수업거부 강행 움직임 보여
범비상대책위 “22일 기자회견열고 대화내용공개”

20일 저녁 6시 20분. 김윤배 청주대 총장의 자택 앞에서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청주대 직원노조와 민주노총 공공대학노조 대전충청본부 관계자들 20여명이 피켓을 들고 20분간 시위를 이어갔다.

박용기 청주대 직원노조위원장은 “아직까지 직원들이 전면파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근무 후 정문과 후문에서 시위를 하다가 김윤배 총장의 자택으로 오늘 처음 옮겨왔다. 앞으로 총장이 물러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서 할 것이다. 시민들도 이 일을 정확히 알아야 하기에 이곳으로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몇몇 지나가던 시민들은 “있잖아, 청주대 문제”라며 수군거렸다. 20일과 21일은 지난 15일 학내 부총장실에서 유지상 학생회장 등 총학생회 간부들과 7시간의 면담이 최종 결렬 된 후 경청호 총동문회장이 김윤배 총장과 마지막 합의를 하기로 약속한 날이다. 당시 김윤배 총장은 바닥에 쓰려져 있었고, 황신모 부총장이 대신해 면담을 갖겠다는 내용에 최종 사인을 했다.

하지만 김윤배 총장을 비롯한 학교 측은 20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15일 면담과정에서 있었던 폭력사태에 대해 범비상대책위원회에게 책임을 물었다. 청주대 측은 “지난 15일 총학생회를 비롯한 범비대위 구성원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있었던 폭력 사태에 대해 깊은 실망과 우려의 뜻을 표하며 진정어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한다”며 “김윤배 총장은 이날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화 자리를 마련했으나 장시간 감금 억류된 상태에서 자신들의 일방적 요구를 당장 수용하라는 강요를 받았고 예정에 없던 동문회 및 교수회와의 면담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문회는 욕설과 폭력행사 끝에 총장직 사퇴를 포함한 제안에 대해 긍정적 검토를 요구했으며 교수회는 시종 총장직 사퇴요구만을 되풀이했다. 이처럼 범비대위 구성원간의 입장차이로 일관성 없는 주장에 시달리던 김 총장은 결국 탈진한 상태에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것. 김윤배 총창 측은 안전을 도모하는 대화자리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성명전 이어져

이에 학생, 교수회, 총동문회, 직원노조로 구성된 범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박보도자료를 냈다. 이들은 “총학생회의 총장 사퇴 요구에 대해 김윤배 총장은 사퇴 불가를 표명함은 물론 성의 없는 대안 제시로 일관했다. 학생들의 대화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꾀병을 부려 모면하려는 김윤배 총장의 태도는 학생들을 더욱 실망시켰다”며 “이날 어떤 형태의 폭력 행위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은 폭력사태로 매도하고 있다. 학생들은 총장을 감금한 것이 아니라 성의 있는 대화를 촉구하며 복도에 누워 있었고 김윤배 총장은 누워있는 학생들을 발로 밟고 지나가려는 시도까지 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윤배 총장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후 학생들의 면담요청을 철저히 외면해왔고 공식적인 사과 한마디 한 적이 없었으며 지금까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 직원, 동문회 누구하고도 공식적인 대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제 총동문회측은 21일까지 면담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자 22일 오전 10시 30분 본관 교수회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5일 김 총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 범비상대책위원회는 김윤배 총장에게 총장직은 물러나지만 이사장직을 맡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김윤배 총장측은 총장 후보를 본인이 내겠다고 답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비상대책위원회가 ‘선 후퇴, 후 수습’을 외치는 반면 김윤배 총장은 계속해서 ‘선 수습, 후 사퇴’를 외치고 있다.

박용기 노조위원장은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막기 위해 어른들이 최대한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관선이사 파견도 학교 이미지를 깎아먹고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결국 한 사람만 대화에 나서면 되는 데 시종일관 회피하고 있다. 이번에 총장 퇴진을 끝까지 관철시킬 것이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아직 남아있는 카드가 있다. 이미 총장의 자질에 대해서는 적나라하게 드러났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총장은 15일 충북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는 개인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충북대병원에서 폐수종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생들은 다음 주 중으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거부 찬반투표를 거쳐 내달 3일부터 본격적인 '수업거부'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휴학계나 자퇴서를 집단으로 작성해 교육부에 제출하고 청주대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릴 계획을 짜고 있다. 교육부가 김윤배 총장 퇴진을 위해 압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달 청주대에 대한 종합감사 실시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본관 앞에서 벌이고 있는 천막농성은 21일자로 34일째를 맞았다.


동부소방서가 청주대 측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총장실 입구의 복도를 철문으로 막아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통행을 막은 것에 대해 결정을 내린 것이다.

20일 청주 동부소방서측은 “청주대 총장실 등이 있는 대학 본관 1층과 옥상 계단에 철제문으로 출입을 막은 사실을 확인하고, 청주대에 조만간 소방기본법 위반으로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하고 '철제문 철거' 이행 조치 명령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서 관계자는 “철제문 설치에 대한 진정이 들어와 최근 위법사항을 확인했으며, 이는 옥외 계단은 피난시설로 이곳의 출입을 막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라고 답했다.

범비상비대위 관계자는 “총학생회에서 총장실을 점거할 것을 우려해 철문으로 막아놓은 것이다. 그렇게 두려워서 어찌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총장실 입구 차단한 철제문, 대학 측 과태로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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