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이 옥대의 여러 쪽들은 모두 진짜 용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네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태자가 아뢰었다.
“한쪽을 떼서 물에 넣어보십시오.”
그리하여 왼쪽에서 두 번째 쪽을 떼어내어 시냇물에 담갔더니 곧바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고, 그 자리는 못이 되었다. 그래서 용연(龍淵)이라 부르게 됐다.
<삼국유사 기이 제2 만파식적 중에서>


“역대 여러 도지사들도 이제는 잠룡들입니다.”
꾼이 말하였다.
“여기가 미국인줄 아느냐?
그들이 큰소리쳤다.
“서울서 제주까지 물속 잠룡이오.”
그렇게 원순에서 희룡까지 차기 대선 잠룡을 자처하며 곧바로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태세니, 그들의 자리는 디딤돌이 될 것인가. 부디 용현(用賢)을 기대한다.

서울시장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서울시장 자리는 잠룡의 거처로 인식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다. 김문수, 남경필 등 전·현직 경기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도 여권의 자천타천 잠룡들이다.

민선 4기 정우택 전 충북지사도 한때 중부권 대망론을 자가 발전했다. 그러나 현재 중부권 대망론의 서광은 재선에 성공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머리 위에 감돈다. 최근 30년 미국에서는 주지사가 대통령으로 가는 디딤돌이었다.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등이 주지사 출신 대통령들이다. 대망을 꿈꾸는 단체장 잠룡, 혹시 더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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