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행사 수년전부터 논의… 괴산지역 과도한 문제제기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제19회 홍명희 문학제가 11일 경기 파주에서 열린다. 문학제가 괴산이나 청주가 아닌 파주에서 열리자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북작가회의 정민 홍명희문학제 담당이사는 “괴산에서도 문학제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었지만 여러 논의를 거쳐 무리 없이 진행해 왔다. 이번 파주 행사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계획해 온 행사”라며 “홍명희 문학제는 소설 속 임꺽정과 관련된 지역을 찾아 독자 중심의 토론회를 열고 있고, 앞으로도 전국을 문학제 개최 장소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주의 교하· 임진나루 등은 소설 <임꺽정>의 주요 배경지인데다 문학제가 지향하고 있는 평화와 통일의 염원이 가장 집중되는 곳이어서 수년 전부터 논의되고 꼽혀 왔다”며 행사는 규모와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 박재동 화백이 그린 소설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

▲ 박재동 화백이 그린 칠두령

임꺽정은 관공서의 민원서류 견본에 홍길동 다음으로 등장하는 이름이다. 전 국민에게 친숙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지금 임꺽정은 충북 괴산군 입구에 서서 오도 가도 못하는 형상으로 보인다. 작가 홍명희가 해방 후 월북하여 북에서 부수상을 지냈다는 이유로 괴산지역 보훈단체는 홍명희 생가복원과 문학비 건립과정, 문학제 행사내용 등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괴산군 역시 문학으로서의 <임꺽정>과 작가 홍명희를 함께 기념하는 것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설과 작가를 분리할 수는 없다. 문학계에서 통일시대에 남북이 함께 읽을 고전으로 <임꺽정>을 꼽는 것도 분명 주목할 부분이다. 괴산에서 나고 자란 홍명희와 그의 소설을 기리는 문학제가 맥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오전 7시 30분 청주 상당공원에서 파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다.

“임꺽정은 통일시대의 진정한 고전”

홍명희문학제는 소설 <임꺽정>의 독자들과 작가·예술인들이 문학의 현재적 의미를 새기는 자리다. 이번 문학제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비평과 공연예술을 만날 수 있다. 학술강연 부분에서 홍명희 연구가 강영주 상명대 교수는 ‘우리 시대의 고전, 임꺽정’ 강연으로 <임꺽정>을 읽지 않은 참가자도 고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제 18회 홍명희문학제. 괴산 홍명희 문학비 앞에서 선 참가자들 모습.

고전평론가 고미숙 씨는 ‘청년백수를 위한 길 위의 인문학-임꺽정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를 통해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우리 시대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서 문화계 인사들과 함께하는 낭독 음악회와 창작 판소리 <칠두령가>와 풍물굿패 씨알누리 퓨전국악 <평화와 통일의 아리랑> 공연을 통해 예술감성으로 임꺽정을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성석제 소설가는 이번 문학제 자료집에 “<임꺽정>이 있는 한 우리 문학은 다른 나라의 어떤 문학적 기반도 부러움으로 곁눈질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애정의 마음을 실었다. 강영주 교수는 “통일시대 우리 민족이 되돌아가 거기서 새로 출발할 필요가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이라고 조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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