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청주상당노인복지관 민화반의 생애 첫 전시회

가을 맑은 햇살을 받은 모란꽃들이 화려하게 자태를 뽐냈다. 꿈틀대는 잉어와 날렵한 학도 자리했다. 밝고 건강한 기운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지난 주 청원·청주상당노인복지관 민화반이 생애 첫 전시회를 무심천 변 교차로 문화공간에서 열었다. 표구와 액자에 담긴 작품도 있고 이제 막 완성해 미처 틀을 만나지 못한 작품도 예쁘게 걸었다.


변양섭 민화반 회장은 “전시하는 것을 망설인 분들도 이렇게 잘 걸어 놓고 나니 아주 좋아하셨다”며 “처음으로 우리들 작품으로 평소에 꿈도 꾸지 못한 전시도 해보고 가족과 지인들을 초대했다. 그 자체로 기념할 만한 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민화그리기에는 60세 이상 어르신 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화는 대중적인 미술활동으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도전이 가능하다. 섬세한 선을 그려야하고 고운 색을 내기위해 집중하는 과정은 노인들의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작품하나를 완성하고 얻는 성취감은 덤.

모란도는 부귀영화를, 석류는 다산을, 어룡도는 입신양명의 뜻이 있다. 어르신들은 자식과 주위사람들에게 기원을 담아 정성껏 그린 민화를 선물하면서 오히려 자신들이 기뻤다고 한다.

전시회를 찾은 지인은 “노인들 작품이라고 믿기 어렵다.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 놀랐다”며 작품 속 꽃잎과 깃털 하나하나에 담긴 섬세한 손길을 칭찬했다. 어르신들의 ‘가을 속 민화전’ 같은 전시가 참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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