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난계국악축제, 대표공연예술제로 우뚝…체험마당 활성화로 관람객 북적북적

‘영동난계국악축제’가 지난 주 4일간 영동군 일원에서 펼쳐졌다. 난계국악축제는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대표 공연예술축제로 선정됐다. 종묘제례악 시연과 전통춤 등의 특별공연을 비롯하여 탈춤·줄타기·마당극 같은 상설마당이 열리고 전국 난계국악경연대회·전국민요경창대회 등 전국규모의 경연대회를 벌여 대한민국 대표국악축제라 불릴 만 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영동난계국악축제 중에 진행된 체험마당이다. 관람객이 직접 국악기를 연주해 보고 악기제작에도 참여해보는 체험행사의 규모가 상당히 컸다. 가야금·해금·장구·북 등 백여 대의 다양한 국악기들이 놓여 장관을 이뤘다. 악기를 연주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일대일로 연주자들의 체험실습이 이뤄졌다. 가야금을 처음 만져보는 어른과 아이 모두 긴장되고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악기체험을 권하고 가르쳐주는 역할은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맡았다.



특별한 선물 “뜯고 퉁기고 울려보세요”

목원대학교 국악과에 재학 중인 정희경 씨는 “영동이 고향이고 초중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국악기를 배우고 국악관현악단 활동도 했다. 이후 지역의 난계국악당에서 가야금을 배우고 매력에 빠져 계속 공부하고 있다”며 영동사람이라면 어린 시절 국악기 한두 개는 기본으로 배우고 국악을 즐길 줄 안다고 설명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가야금 현을 뜯어 소리를 내보게 하고 ‘봄나들이’나 ‘학교종’ 같은 간단한 곡을 즉석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정 씨의 모습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한쪽에서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조준석 악기장의 가야금과 해금제작과정 소개와 함께 시연이 진행됐다. “즐겁되 지나치지 않고, 슬프되 비통하지 않다.” 그는 가야의 가야금 악사 우륵이 제자를 가르칠 때 한 이야기를 전하며 가야금과 해금의 종류, 현과 판에 사용하는 줄과 나무 등 재료의 설명을 덧붙였다. 그 외 거문고와 아쟁 등 전시된 모든 악기는 만져 볼 수 있고 직접 연주해 볼 수 있어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

즉흥적인 전문 연주가들의 연주 또한 발길을 멈추게 했다. 국악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주길 연주자는 25현 가야금으로 ‘도라지’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해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차를 마시며 둘러앉거나 가던 길을 멈추고 즉흥 국악연주를 들을 수 있어 국악축제에 온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난계국악축제는 영동 출생으로 왕산악·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꼽히는 난계 박연 선생을 기리는 행사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박연의 감독 하에 종묘와 제사에 통용할 편경등 528매를 완성했다는 기록이 있다. 박연은 악서편찬과 악기제작 및 국악의 이론 정립 등 무수한 업적을 남겨 국악계의 천재적 음악가로 불리고 있다.

난계사·난계국악기제작촌·난계국악박물 등 난계와 국악의 역사를 담고 있는 문화예술기관들과 학교 및 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국악평생학습 활동들을 통해, 영동이 국악의 전통을 잇고 이를 일상에서 즐기며 살아가는 진정한 국악의 고장임을 50년 가까이 이어온 축제의 면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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