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1000% 지급 약속 지켜라" 노조 이틀간 생산중단
"빚 먼저 갚는 게 순서" 회사 설득 끝 극적 해결

하이닉스 반도체가 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반발한 노조의 생산현장 이탈로 이틀간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이닉스 반도체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일과 4일 회사측이 당초 약속한 대로 성과급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이틀간 생산중단에 나섰다.

노조는 "회사가 당초 1조원의 생산목표를 달성하면 1000%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뒤늦게 목표를 2조원으로 재수정한 데다 성과급 지급규모도 일방적으로 절반인 500%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500%의 성과급조차 상반기에 50%를, 하반기에 450%로 나눠 지급하는, 소위 '조삼모사' 식 말바꾸기로 일관,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진 게 생산중단의 이유가 됐다"는 설명.

참다 못한 노조원들의 출근거부 실력행사로 지난 3일과 4일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은 회사측은 하루 평균 290억원씩, 이틀간 580억원 가량의 추정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조가 주장하듯 성과급 1000% 지급 등을 약속한 적이 전혀 없다"며 "반도체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뤄진 노사협의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와전되면서 종업원들의 기대심리가 근거없이 자극됐기 때문에 빚어진 일시적인 사태"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노사가 영업이익 2조원 달성 시 최고 50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데 원칙적 합의를 보면서 일단락 됐다"며 "4조원에 달하는 거대 부채 더미 위에서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비상시국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부분은 채권단의 동의 없이 노사 양자가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사항 아니냐"고 반문했다.

섣불리 과실을 나누기보다는 빚을 먼저 갚아 한시바삐 경영독립을 이루는 게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적 의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회사는 "이번 생산중단 사태로 인한 실질적인 피해는 전혀 없다"며 "산업특성상 단 한순간도 멈출 수 없는 생산설비의 운전상태가 계속 유지된 데다 재고물량으로 이틀 간의 생산차질 충격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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