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채우자. 교육이념’ 슬로건 아래 더이상 후퇴하지 말고 교육기관으로써 이념 지키길…

▲ 임수진 청주대 광보홍보학과 4학년
4년 전, 부푼 마음을 끌어안고 입학한 청주대학교. 누가 알아주는 명문대는 아니더라도 꿈을 위한 공부를 하겠다고 내딛은 첫 걸음이었다. 그래도 지역에선 규모도 컸고, 오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나만 열심히 한다면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있는 현재, ‘부실대학 졸업생’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비싼 등록금, 열악한 교육환경, 비효율적인 학사운영을 몸소 모두 겪으면서도 꿋꿋이 학업을 이어왔는데 결국 지난 달 교육부 지정 ‘정부재정제한대학’이 되어버렸다.

부족한 형편에도 어렵게 마련한 학생들의 등록금을 3000억원에 이르는 적립금으로 쌓아두고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했다고 말할 것인가? 지난 11일 대학 본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2017년까지 약 800억원을 투자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책임회피용이며 왜 진작 그런 방안을 모색하지 않았냐는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기자회견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자인 김윤배 총장의 부재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총동문회, 총학생회, 범비상대책위원회 등에서 모두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음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 18일 학생총회를 위해 제작된 로고 ‘다시 채우자 교육이념’
이러한 소통의 장애가 비단 이번 사건만의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올해 5월 사회학과 폐과 결정 때도 갑작스런 통보만 있었을 뿐 민주적 절차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때문에 반발 또한 심각했다. 학기 중이었지만 전 학생과 교수들 모두 시위에 참여했고 아침부터 현수막을 만들고 전단지를 돌리며 사회학과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총장면담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한편, 이러한 난항 속에서도 16일부터 3일간 축제 ‘우암 대동제’가 진행된다. 즐겁고 좋은 추억이 되어야 할 대학시절의 축제를 마냥 즐기기만 할 수도 없게 된 형편이다. 18일에는 모든 수업을 휴강하고 오후 1시부터 도서관 광장에서 학생총회가 있어지게 된다. 총회는 ‘다시 채우자. 교육이념’이라는 슬로건 아래 무책임한 학교 경영진에 대한 사퇴에 대한 안건을 다루게 된다.

애초부터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었다. 뒤늦게 학생들의 권리를 찾고자 하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이미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청주대학교는 더 이상은 후패하지 말고 개혁하여 교육기관으로써의 이념을 지켜나가고 발전하여 진정한 중부권 명문대학으로 탈바꿈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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