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호 의원 낙마 기정사실화… 김기용 전 경찰청장 광폭 행보 속 야권은 인물난

▲ 국회부의장을 지낸 여권 중진 송광호 의원이 재판에 넘겨져 보궐선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력 인사들의 정치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송광호 새누리당 국회의원(새누리당·제천단양)이 철도비리로 불구속 기소돼 보궐선거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제천 출신 거물 인사의 지역 방문이 잦아지는 등 정치권의 물밑 행보가 감지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지역 출신으로 경찰청장을 역임한 김기용 씨(57). 김 씨는 이미 지난 6·4 지방선거 때도 새누리당의 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김 씨의 도지사 출마설이 파다했지만,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재선의 윤진식 당시 국회의원(새누리당·충주)과 도내에 폭넓은 인지도를 자랑하던 이기용 전 교육감, 서규용 전 농림부 장관 등에 밀려 꿈을 접은 바 있다.

텃밭 다지기 각별한 물밑작업

그러나 최근 송 의원에 대한 비리 혐의가 검찰발로 보도된 이후 김 씨의 지역 행보가 눈에 띄게 잦아지는 등 출마설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청장에서 물러난 이후 김 씨는 특별한 자리 없이 서울과 지역을 오가며 강연활동에 나서는 등 대민접촉과 인지도 제고에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지역구 유일의 4년제 종합대학인 세명대학교에 초빙교수로 위촉돼 강단에 섰다.

그런가 하면 지난 15일 제천경찰서 학교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된 데 이어 하루 뒤에는 지역 경찰들을 상대로 특강에 나서는 등 ‘텃밭’ 다지기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히 ‘고향사랑’으로 읽히지만은 않는 광폭 행보다.

또한 2년 뒤 총선에 방점을 찍고 조용한 행보에 나섰던 엄태영(민선 3, 4기), 최명현(민선 5기) 전 제천시장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이들은 측근을 비롯한 시민들과 접촉면을 확대하며 향후 정치행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사실상 보궐선거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여당 사정에 밝은 한 지역 인사는 “송 의원의 비리의혹이 구체적 정황증거와 함께 중앙언론에 보도된 이후 지역 정가에서는 보궐선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분위기”라며 “이미 전직 시장들을 포함한 토착 정치인들의 보선 출마설이 파다한 가운데 김 전 청장의 지역 활동이 노골화하는 등 제천?단양이 때 아닌 물밑 선거전으로 분주하다”고 지역 내 분위기를 전했다.

엄태영·최명현 전 시장도 ‘기지개’

이와 관련해 여권 내부에서는 지역 조직들이 벌써부터 특정인에 대한 줄서기에 나서는가 하면, 후보군들의 세 불리기 활동도 감지되고 있다.

반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세간의 예상을 깨고 제천시장을 당선시키는 파란을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직까지 여당 후보군에 맞설 만한 위력 있는 인사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17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서재관 전 의원이 오르내리지만, 70세를 앞둔 고령에다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태여서 현실적으로 지역구 복귀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당초 중앙 정치에 대한 열망이 컸던 이근규 현 시장이 야당 후보로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 시장이 초선인데다가 취임한 지 고작 3개월가량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기 초에 시장직을 중도 사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지역에서는 재선의 권기수 도의원이 보다 현실적인 카드로 언급되는 분위기다.

야당에서 오랜 세월 당료로 활동한 한 인사는 “권 의원은 제천 출신으로 단양부군수를 역임하는 등 제천과 단양에 모두 연고가 있는 정통 행정관료 출신 토착 정치인”이라며 “만일 두 전직 시장 중 한 사람이 여당 후보가 된다면 어느 정도 인물론으로 맞설 수 있고, 김 전 청장이 후보가 된다고 해도 출향인사 대 지역 토박이 구도를 형성할 수 있어 야당으로서는 고려해 볼 만한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권 전 의원은 아직까지 보선이나 20대 총선에 대해 조금의 의향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

여야를 떠나 송광호 의원의 갑작스런 기소로 2년 뒤 총선을 향해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던 예비 후보군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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