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상상국악챔버오케스트라’ 유용성 지휘자, 2년간 주 2회 재능기부 상설공연도

예술과 예술인이 현실의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요즘, 오히려 재능기부 공연 등을 통해 열정을 키우는 젊은 국악 연주자들이 있다. ‘상상국악챔버오케스트라’는 지난 8월 20일 청주아트홀에서 ‘한국의 명곡전2’ 공연을 가졌다. 이날 공연 수익금 중 일부는 서부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돼 ‘어르신 보행보조기’ 구입에 쓰여졌다.


지휘자 유용성씨(29)는 한 사회복지사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고 보조보행기가 무엇인지 알게됐다. “걷기 힘든 어르신들에게 유모차가 필요한데 내리막에는 위험하기 때문에 제동장치가 있는 ‘보행 보조기’가 절실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나마 유모차조차 없어 몇달째 가까운 복지관에도 못 나오셨다는 어르신 사연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올해 정기공연회를 마치면서 쥐꼬리만큼 기부하게 됐다”

청주대 국악과에서 거문고를 전공한 유씨는 지난 2008년 ‘예술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의 국악 실내악단을 창단했다. 2011년 15명의 20~30대 단원들이 관현악 연주를 위해 ‘상상국악챔버오케스트라’로 확대 변경했다. 매년 비상임 단원을 참여시켜 정기연주회를 열었고 작년 2월에는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2013희망둥지 프로젝트’ 연주회를 열었다.

‘희망둥지’프로젝트는 공동체의 구심점인 '둥지'의 구성원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도록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연수익금 700만원은 전액 새터민가정 자녀와 한부모 가정 자녀의 학습 지원과 사고장애인 의료비 지원에 쓰여졌다.

특히 2012년부터 2년간 주 2회씩 재능기부 상설공연을 진행한 것은 젊음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화공간 장산곶매에서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상설공연을 하게 됐다. ‘또박이 놀이마당’이란 제목으로 2년간 거르지않고 공연했다. 입장료는 1인 2천원 이상으로 모금액은 미미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시간이었다”


20대 지휘자 유씨는 교회 성가대 지휘부터 국악 관현악은 물론 정통 클래식관현악단 지휘까지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2012년 전국음악콩쿨 지휘부문 2위를 차지해 국립극장에서 서울내셔날오케스트라와 데뷔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청주대, 서원대가 국악과를 폐과시키면서 젊은 국악인들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있다. 재능있는 공연자들이 청주에 머물며 음악을 통한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음악을 통한 지역사회 재능기부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 우리 젊은 예술인들에 대한 가장 큰 격려는 1만원 짜리라도 유료 입장권을 꼭 구입해 주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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