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사회문화부차장

▲ 박소영 사회문화부차장
청주대 김윤배 총장에게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교육부가 8개 지표로 순위를 매겨보니 청주대가 하위 15%에 속하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청주대에 부실대학 낙인을 찍었다.

청주대 내부 구성원들은 그동안 설립자 후손과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2010년에는 청주대 노조가 50일 넘게 전면파업을 하기도 했지만 현 총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학내 불법 현수막 설치비용 수억원을 노조 측에 물겠다고 나와 결국 노조는 파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지난해 말 김윤배 총장은 지역사회와 내부 구성원들의 반대를 개의치 않고 4선 총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많은 비판이 뒤따랐지만 그는 이사회가 합법적으로 선정한 총장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청주대를 운영하는 재단인 청석학원에는 김준철 총장시절부터 이사를 맡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대를 이어 총장이 바뀔 때에도 그들의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청주대 총장은 당연직 이사로 들어가 있다. 재단 이사회에는 재단 측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얼마든지 김윤배 총장이 맘에 드는 사람을 이사장으로, 또 총장으로 세울 수 있는 구조다.

상지대가 21년 전 비리로 감옥까지 갔던 김문기 총장이 올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이사회에 옛 재단 이사가 과반수 이상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견제하지만 실제 과반수 이상 포진한 이사회의 구조를 몇몇 관선이사가 뒤바꿀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김윤배 총장 4선 연임을 놓고 이사회는 5분 만에 총장선임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번에 한수 이남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낙인을 받았음에도 이사회 회의록에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청주대 내부 구성원들은 모처럼 모두 손을 맞잡고 외치고 있다. 김윤배 총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것이다.

취재 과정에서 청주대 모 인사는 김윤배 총장은 대학 내에서 자신이 믿을 사람이 한 사람도 없기 때문에 총장을 내려놓지 못한다는 말을 꺼냈다. 분명히 지난번에도 총장 자리에 본인이 앉지 않고 이사회에 들어가 이사장을 맡으면서 학교를 견제할 수 있었지만 ‘구원투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국의 대학이 구조조정의 위기를 직감하고 대비책을 만들어가고 있을 때 김윤배 총장은 아껴 쓰고 많이 남기면 된다는 자신의 틀 안에서 준비를 해나갔다. 그 결과는 부실대학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청주대 보직교수들에게 묻고 싶다. 그간 김윤배 총장에게 대학운영에 관여해 몇 번이나 직언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설마 이에 대한 대책도 김윤배 총장과 몇몇 보직교수들의 머릿속에서 나오지 않을 까 우려스럽다. 총장은 최소한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변명이라도 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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